■ 문화산업포럼 2025 - 1세션 : 차이나 테크의 위협과 과제

 

“중국, 세계 놀라게한 딥시크보다

더 뛰어난 AI 모델 ‘5룡 6호’ 보유

 

한국서 과학 수장 18번 바뀔 때

중국은 5번 교체 그쳐… 정책 일관

 

AI를 못하는 나라는 희망 없어

한국, 반도체 필두로 한 전략 필요“

중국이 인공지능(AI)·반도체·전기차 등 미래 최첨단 기술에서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근간에는 정치권의 ‘공부하는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싸움만 일삼으며 기업과 산업의 발목을 잡는 한국 정치 풍토와는 대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일관성 있는 정책, 파격적인 보조금 등의 전략으로 중국은 세계를 놀라게 한 AI 딥시크보다 더 뛰어난 대형 AI 모델을 11개(5룡 6호) 보유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산업군 전방위로 활용 가능성이 확대 중인 AI 역량 확보 유무에 따라 국가의 명운이 결정될 수 있는 만큼 한국 역시 AI 부문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일보가 27일 ‘무역전쟁과 국가 생존전략’을 주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문화산업포럼 2025’ 주제발표 세션에서 두 번째로 연단에 오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가능케 한 핵심 요인으로 ‘정치 지도자들의 집체학습(Study)’을 꼽았다. ‘차이나 테크의 위협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맡은 그는 “중국은 일당독재 정치 구조이지만, 중요한 것은 당 서열 1∼25위가 45일에 한 번씩 반드시 국무회의가 아닌 ‘결석 없는’ 그룹 스터디를 한다”며 “내용은 빅데이터, AI, 매체융합, 블록체인, 양자 등 첨단 기술로 2022년부터 179회나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문화산업포럼 2025’에 참석한 내빈들이 개회가 선언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문화산업포럼 2025’에 참석한 내빈들이 개회가 선언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전 소장은 이어 “중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적어도 6개월 전에 교재를 만들어 두 시간 내에 6말 7초의 ‘톱25’ 지도자들에게 기술을 이해시킨다”며 “이 공부를 하고 난 뒤 2∼3개월 내에는 반드시 정책으로 구현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뉴스 채널을 돌리는 이유는 주야장천 싸우는 정치를 보기 싫기 때문”이라며 “알고 추진하는 정책과 모르고 하는 정책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중국 기술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공부하는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일관성 있는 과학기술정책’과 관련해 “한국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6년간 18번 바뀌는 사이 중국은 5번 교체에 그쳤다”며 “정책의 일관성에서 첨단산업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저비용·고성능 AI 모델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중국의 딥시크 출현 배경에 대해선 “글로벌 AI 대학 순위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톱10 중 7개가 중국”이라며 “대학생만 1억8000여 명을 보유한 강력한 인재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소장은 “딥시크가 끝이 아니라, 중국은 딥시크 수준을 뛰어넘는 ‘5룡 6호’로 불리는 대형 AI 모델이 11개”라면서 “딥시크는 명함도 못 내던 12번째 회사인데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소장은 또 “AI를 하지 못하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점인 반도체를 필두로 AI 플러스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딥시크보다 나은 중국 스타트업의 38세 CEO는 한국의 카이스트 출신”이라며 “우리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시스템의 문제로, 맨파워를 강화하는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최지영 기자
김성훈
최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