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산업포럼 2025 - 1세션 : 트럼프 2.0시대, 새로운 통상질서 대응

 

“중처법·주52시간 근로제 등

한국에만 있는 규제 철폐해야“

미·중 패권경쟁과 글로벌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대체 불가능한 고급 기술·제품을 창출하고 ‘대못 규제’ 등의 제도를 빅뱅 수준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미국이 의도하는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산업 내재화(제조업 부활)를 적극 지원하되, 국내 제조업 기반 유지를 위해 ‘마더 팩토리’(핵심 생산기지) 확립 등 우리의 전략적 목표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문화일보가 27일 ‘무역전쟁과 국가 생존전략’을 주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문화산업포럼 2025’에서 최중경 국제투자협력대사(한미협회 회장)는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해 이 같은 핵심 대응 전략을 내놨다. ‘트럼프 2.0시대, 새로운 통상질서 대응’을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선 최 대사는 “(미국이) 한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대체 불가능한 고급 기술·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K9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 등이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어 “빅뱅 수준의 완전한 제도 혁신도 시급하다”며 “중대재해처벌법·주 52시간 근로제·경제력 집중 완화 관련 공정거래법 규제 등 한국에만 있는 기업·노동규제를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간 미흡했던 연구·개발(R&D) 자금 투입을 통한 인재 확보와 신기술 산업화 지원, 세제 혜택 부여·교육환경 개선 등을 통한 글로벌 기업 생산 거점 구축 등에도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R&D 자금의 70∼80%가량을 인력 확충 등에 사용하지만, 한국은 장비 구매 등에만 한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사는 미국의 고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선 “한·미 양국이 꺼낼 카드와 받을 카드를 적절히 교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리가 꺼낼 카드로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너지 및 첨단무기 수입·대미 제조업 투자 등을, 받을 카드로는 미 군함 국내 건조·원자력 발전소 건설 협력·관세율 인하·주요 8개국(G8) 진입 지원 등을 각각 제시했다. 그는 특히 대미 제조업 지원 과정에서의 산업 공동화 우려에 대해 “미국을 돕더라도 주요부품·핵심제품은 국내 생산이 이뤄지도록 하는 마더 팩토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과도한 노조의 압박이 제조업 공동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만큼, 위기의식을 갖고 노사가 함께 대승적 차원으로 협력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의 중국 견제와 관련해 “정치인들이 시작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기에 정권이 바뀌어도 미국을 추월하려는 중국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중국을 세계 중심에 올리려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주석의 전략을 알았다면, 결코 미국이 중국을 국제무대에 등장하게 해 거물로 만들도록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질서가 규범에 입각한 다자주의보다는 역학·친소관계에 입각한 양자주의로 흐르는 만큼, 우리는 미국과 신뢰와 우정을 기반으로 한 진솔한 관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준영 기자, 노수빈 기자, 조언 기자
최준영
노수빈
조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