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8일 공개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정책공약집에 적시된 외교·안보 분야 공약도 ‘실용’을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도 거래 관계로 취급하는 등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가치’를 무작정 최우선시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9·19 군사합의 복원 등 군사적 긴장 완화 추진’과 ‘단계적 실용적 접근법을 통한 중장기적 비핵화 추구’ 등은 상당한 안보 불안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우선, 2018년 문재인·김정은 평양 공동선언 당시 채택된 군사 합의서는 애초부터 불균형성은 물론 검증 장치 미흡 등 여러 허점이 있었다. 국군은 이에 따라 대북 감시·정찰 활동을 못 하고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도 중단했다. 북한은 핵·미사일을 고도화하며 무인기 침투 등의 도발을 자행했다. 윤석열 정부가 2023년 6월 전면 효력 정지를 결정한 뒤에야 국군은 겨우 훈련을 정상화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선 북한의 핵 능력 강화를 차단하고(동결), 핵 능력을 감축하며, 궁극적으로 그 위협을 완전히 해소하는 방향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공약집에 ‘동결과 감축’을 명시한 것은 핵보유국임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난 30여 년간 진행된 북핵 협상을 돌아보면, 동결을 위해서도 강력한 대북 제재가 기본인데 이 부분은 쏙 빼고 되레 남북 협력을 강조한다. 북한의 핵 군축회담 요구에 장단 맞추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잖아도 트럼프 대통령이 툭 하면 “북한은 핵 보유국” 운운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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