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내렸다.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3개월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낮춘 것은 충격적이다. 이에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수출 감소와 소비 위축을 들어 성장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낮춘 바 있다. 성장률이 1%를 밑도는 것은 외환위기 때이던 1997년(-4.9%),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기준금리도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미국발 관세 전쟁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수출이 10% 감소하고 성장률은 0.6%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미·중 관세 협상이 전격 타결되고 유럽연합(EU)과 관세 협상도 7월 9일까지 늦춰진 것은 다행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글로벌 투자은행(IB) 중 2곳이 한국의 성장 전망치를 1.0%로 끌어올리긴 했다.
이제 미국과 기준금리 차는 2%포인트로 벌어지고 한·미 금리 역전은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다. 환율 상승을 자극하거나 자칫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화급한 걱정거리는 가계부채와 집값 불안이다. 가계부채는 3월 말 기준 1928조 원으로 사상 최대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도 뛴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1.8%까지 내려갔고, 오는 9월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 원으로 오르면서 신협·새마을금고의 특판 고금리 상품에 10조 원이 몰리는 등 자금 이동도 심상치 않다.
7월 1일로 예고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부터 차질없이 시행해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쏠리는 부작용은 막아야 한다. 추가 금리 인하엔 속도 조절이 필요한 만큼 대선 이후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정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차기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면서 추경의 규모와 속도를 고민해야 한다. 포퓰리즘 예산 삭감 등 지출 구조조정은 납세자에 대한 예의다. 정치가 경제를 돕지 못할망정 발목은 잡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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