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풍경

사진·글 = 문호남 기자 moonhn@munhwa.com

재개발·재건축이라는 이름으로, 도시는 늘 새로운 모습을 꿈꿉니다. 낡고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빛나는 고층 아파트와 현대적인 상업시설을 세웁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누구에게나 반가운 일은 아닙니다.

한때 따뜻한 불빛과 웃음소리가 넘쳤던 집들은 개발의 논리에 밀려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새로운 곳을 찾습니다.

집은 수십 년의 기억이 쌓인 곳입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일상입니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모든 가치는 감정평가를 거쳐 숫자로 환산됩니다. 그 속에서 몇몇 사람들은 박탈감을 느낍니다. 그들에게 삶의 터전은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생명의 일부처럼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보상과 이주 지원, 공동체 회복 방안 등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도시 발전을 위해 재개발·재건축은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는 고통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개발은 모두의 삶을 존중하고, 공존의 길을 찾는 데서 시작할 겁니다.

문호남 기자
문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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