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 주요 국가들에 부과한 ‘국가별 상호관세’가 연방법원에서 불법 판결을 받은 뒤 하루 만에 잠정 복원되는 등 관세 전쟁이 대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미 연방 국제통상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및 시행 금지’ 결정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사법 쿠데타’라고 반발하며 상급심에 판결 효력 정지를 요청한 데 대해, 연방항소법원은 29일 “심리 기간 중 일시 복원” 명령을 했다. 결국 연방대법원의 판결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상호관세의 불확실성은 장기화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관세가 합법과 불법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호관세 혼란의 불똥이 품목관세 등 다른 분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문제다. 품목관세 대상은 한국 등 대미 무역 흑자가 많은 나라들이 타깃이기 때문이다.

2심 재판부에 의해 잠정 복원된 관세는, 각국에 부과한 10% 기본관세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펜타닐 관세, 대중 펜타닐 관세 20% 등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지난 4월 5일부터 관세를 부과했는데 1심 재판부는 ‘과세권은 의회에 있고, 과도한 부채 등은 이 법의 발동 요건이 될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앞으로 2심 재판부 결정에 이어 연방대법원의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몇 개월 간 혼란은 지속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않고 우회 방안을 찾아내 추진할 것이다.

대법원이 IEEPA 발동 불법 결정을 할 경우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해 품목별 관세의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자동차·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선 25%를 부과하고 있다. 추가 품목으로 목재와 반도체, 의약품 등이 거론된다. 나아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핑계로 더 강력한 무역법 제301조를 발동할 수도 있다. 미국이 무역적자 9위국(660억 달러)인 한국을 정조준해 고율의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미국 기류를 정확하게 파악하면서 협상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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