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이 본(本)투표율을 넘어설 정도로 높아지는 데 대해 마냥 환호하긴 힘들다. 투표율 높이기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새로운 근원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의 선거기간 규정을 부정하는 자가당착 폐해에서부터 투표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취지의 훼손까지 다양하다. 선거는 특정 후보에 대한 투표를 넘어 국가 미래에 대해 숙고하는 기회도 돼야 하는데, 선거일은 또 하나의 ‘쉬는 날’로 변질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6·3 대선의 사전투표 첫날(29일) 투표율이 19.58%로 집계됐다. 2022년 20대 대선 때의 17.57%보다 2.01%포인트 높아졌다. 30일 사전투표가 끝나면 지난 대선 때 36.9%보다 높고, 전체 투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20대 대선 47.9%)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사전투표제는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돼 투표율 상승에 기여했다. 본선거 5일 전부터 2일간(선거법 제148조) 전국 어디서나 투표를 할 수 있는 편리성 때문이다.

그러나 부재자·선상투표처럼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사전투표가 주투표처럼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첫째, 선거법은 대선 선거기간을 23일로 규정하고 있다.(제33조) 이 기간에 합법적 선거운동을 통해 유권자의 평가를 받으라는 취지다. 사전투표 경우엔 선거기간이 5일 줄어든다. 보조적 투표 성격인 사전투표 비중이 높아지면 본말전도의 충돌이 벌어진다. 본투표가 임박해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거나 후보자의 새로운 문제가 드러날 경우, 투표에 반영될 수 없다. 둘째, 선거법상 여론조사 공표는 선거일 전 6일부터 할 수 없다.(제108조) 그러나 사전투표자는 하루 전 결과를 볼 수 있지만 본투표자는 6일 동안 지지율 추이를 알 수 없다. 셋째, 관외 사전투표의 경우엔, 주소지 개표소로 보내게 되는데 우체국이 며칠 동안 관리를 맡는다. 부정선거와 불복 시비를 키운다.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국민의힘은 투표일을 주말을 포함해 3일로 늘리는 등의 선거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다른 대안도 있다. 선거일은 쉬는 날이 아니라 국가 미래를 생각하고 선택하는 날이라는 인식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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