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관저 방문 민주당 의원 사진 올려

일주일새 물 228t 사용한 의혹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반려견 수영장’을 설치해 운영했다는 의혹이 여권에서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지도부 의원들을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같은 날 행사 당시 찍은 사진 5장을 본인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중 한 장엔 정자가 놓인 풀밭에 파란색 타일로 마감된 직사각형 형태의 긴 수조가 눈길을 끌었다. 푸른색 타일과 대리석으로 마감된 수영장처럼 보이는 시설이다.

박 의원은 “잔디밭 쪽에서 다른 참석자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딱 눈에 들어온 게 작은 풀장과 정자였다. 이구동성으로 반려견 수영장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고 했다. 주변에는 대리석 재질의 석재로 둘러싸여 있다. 수조 내부에는 물이 들어있는데, 단차가 있게 설계돼 점점 깊은 물로 들어가는 형태다.

만찬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시설물엔 물을 채우기 위한 설비가 갖춰져 있었고, 가장 깊은 부분 수심이 70∼80cm 정도로 보였다고 한다.

통상 깊이가 10cm면 유아풀, 90cm 이상이면 성인풀로 분류한다. 반려견 수영장의 깊이는 통상 소형견은 60cm 이하, 대형견은 90cm가량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반려견 6마리, 반려묘 5마리를 키우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관저에 고가의 ‘캣타워’를 설치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인 4월 4∼10일 한남동 관저에서 228t이라는 많은 양의 물이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보통 2인 가구 일주일 평균 사용량의 약 75배에 달한다.

관저에 수영장 시설이 있다는 제보 내용을 공개했던 윤건영 의원은 “제보를 받을 때도 그 시설이 반려동물용이었다는 내용이 들어왔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관저에 입주할 당시 공사를 담당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관저 공사 때는 없던 시설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월 윤 전 대통령의 관저 거주 기간 동안 수돗물 사용량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의혹을 민주당이 제기한 뒤 윤건영 의원은 “관저에 작은 수영장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관저를 이전하면서 내부에 수영장을 새로 설치했는데 대통령 부부가 그 수영장을 사용한 것은 아니고 관상용”이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실은 “관저를 방문하는 외빈을 위해 조경용으로 꾸민 작은 수영장이다, 깊이가 성인 무릎 정도로 얕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한겨레TV 보도로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관저에 입주하고 8개월 뒤인 2023년 6월부터 물 사용량이 최소 1356t, 최대 2051t을 사용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사실이 직접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보통 ‘조경용 연못’이라는 말을 쓰지 ‘조경용 수영장’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는 데서 ‘반려견 수영장’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재임 당시 개 6마리, 고양이 5마리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관저 이전 공사 예산이 부족해 행정안전부 예비비까지 끌어다 썼던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사적 용도 시설을 추가 설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세금으로 수백만원짜리 캣타워(고양이 놀이시설)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횡령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수영장 옆에 설치된 정자도 논란이 됐다. 지난 2023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출품됐던 한옥형 정자를 김건희 여사가 마음에 들어해 관저에 설치한 것인데, 지난해 국회에서 이와 관련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민주당이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광주비엔날레에 출품한 본래 모습과 달리 지붕 모양이 특이하다”면서 ‘일본풍’ 의혹을 제기했다.

박세영 기자
박세영

박세영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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