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유튜브서 ‘만찬 일화’

“서영교-김병기 사이 묘한 긴장”

이재명 대통령이 전·현직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대통령 시계’와 관련해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대통령들은 자신의 친필 사인과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이 새겨진 손목시계를 제작해 왔는데, 이 대통령이 실용주의를 강조해온 만큼 ‘이재명 시계’를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일 만찬에 참석했던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관저를) 나오면서 대통령께 ‘이재명 시계’가 없냐고 몇 분이 물었다”며 “‘아이, 그런 게 뭐가 필요하냐’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은) 예산을 함부로 쓰려고 하지 않으려는 의식이 확고하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3개월 차에 기념품용으로 ‘문재인 시계’를 찻잔 세트와 함께 공개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기념품 1호’로 대통령 시계를 제작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인 서영교·김병기 의원을 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 노력한 일화도 전했다. 이 대통령이 서 의원에게 “반드시 이번에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김 의원에게는 “이번에 꼭 당선되길 바란다”고 하자 주변에서 “‘반드시’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이 대통령이 “김병기 의원도 반드시 당선되길 바란다”고 고쳐 말했다는 것이다. 전 최고위원은 “눈에 보이지 않은 (서·김 의원) 두 분 사이 긴장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산 지역을 콕 집어 “내년 부산 (지방) 선거 박 터지겠네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2021년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시장에게 부산시장을 내줬고, 22대 총선에서는 총 18석 중 한 석밖에 얻지 못했다. 하지만 21대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역대 민주당 계열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부산에서 40%대 득표율을 얻은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해볼 만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이 첫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신속하게 준비하라 지시하고, 선거 기간 동안 HMM(해운 회사) 이전 등을 약속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정아 기자, 최영서 기자
윤정아
최영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