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올봄 엄청난 충격의 대형 산불에서 보듯 기후위기는 우리 앞에 다가온 재앙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 폭우, 가뭄, 홍수, 산불 등 기후재앙이 기세를 더해가고 있다. 피해는 일상생활의 타격을 넘어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인간의 다양한 활동, 즉 화학연료 사용·산업 활동·산림 파괴·과도한 소비·음식물 폐기물 처리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에서 기인한다.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기 위해 국제사회와 각 정부는 유엔기후변화협약(1992년)을 중심으로 교토의정서(1997년), 파리협정(2015년) 등 노력을 쏟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2도 이내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고 신재생에너지 확대, 화석연료 감축, 메탄 저감, 탄소 가격제 도입 등 다각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근 30년(1991∼2020년) 평균기온 상승은 지구 평균(1.09도)보다 높은 약 1.6도다.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 탄소중립’을 선언(2020년)하며 탄소중립기본법 제정과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출범 등 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은 화학연료 사용 등 에너지 분야 76%, 철강 등 산업 공정 18.1%, 농작물 재배 등 농업분야 3.2%, 음식물 쓰레기 처리 등 폐기물 분야 2.5%다.
이 가운데 음식물 폐기물로 연간 약 500만t이 버려지며 이는 생활폐기물(2304만t)의 21.7%에 해당한다. 특히 매립된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5배 강한 온실가스로 엄청난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
음식물 낭비의 심각성은 우리 한식의 특성과 복합적 요인에 근거한다. 식품의 대량 생산과 체면 문화에 따른 과다 구매, 외식·배달 확산에 따른 음식 남김, 가정 내 남은 음식 버림, 음식량 과다 제공과 고객의 잔반 등으로 폐기되는 양이 엄청나다. 음식물 쓰레기 10% 감량은 나무 29만 그루를 심는 효과를 가진다.
대구 달서구는 지난해 9월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 가능한 외식문화 구현을 위해 한국외식업중앙회 달서구지부와 기후위기 식단 실천 협약을 맺었다. 그리고 인센티브 제공 등 업소의 실천 촉진 방안을 마련하고 기후위기 식단 실천 포스터를 제작해 각 식당에 배부했다. 업소들은 이를 실천하는 캠페인과 반찬 적정량 제공, 가짓수 줄이기,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 안 하기 등으로 잔반 제로, 웨이스트 제로를 추구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한 조각 줄임은 곧 탄소중립을 향한 한 걸음이다. 외식업소의 자발적인 실천과 지방자치단체의 체계적인 지원,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어우러질 때 음식물 쓰레기 감축은 처리 비용 절약을 넘어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진다. 이는 지구를 살리며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는 행동의 시작이다. 절박한 기후위기 인식과 작은 실천들이 모여질 때 지속 가능성이 다가온다. 후손들에게 선물이 되어야 할 하나뿐인 지구별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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