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좌완 선발 송승기 ‘수직 무브먼트’ 압도적

 

평균 수직 무브먼트 58.97㎝

직구 평균 회전수 2435 달해

올 스트라이크 비율 65.5%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도 탁월

 

평균자책점은 2.30 전체 3위

시즌 7승… 강력한 신인왕 후보

LG 좌완 선발 투수 송승기(23)가 2025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샛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송승기는 10일 오전 기준, 7승 3패에 평균자책점 2.30의 빼어난 성적을 유지 중이다. 2.30의 평균자책점은 한화 코디 폰세(2.20), SSG 드류 앤더슨(2.28)에 이어 리그 전체 3위의 성적. 국내 투수 중에선 KT 소형준(2.43) 등을 제치고 1위다.

기막힌 반전이다. 프로 5년 차인 송승기는 입단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는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8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LG에 입단해 1군 경험은 2022년 7경기(8.1이닝), 2023년은 상무 입대 전 1경기(1이닝)에 나선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상무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송승기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염경엽 LG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5선발로 낙점됐다. 올해 팀 내 쟁쟁한 선발 투수들 사이에서도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송승기는 벌써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송승기의 가공할 성장 이면에는 위력적인 직구가 자리 잡고 있다. 송승기의 직구는 ‘대포알’에 비유된다. 볼 끝의 힘을 나타내는 분당회전수(RPM)가 좋기 때문. 회전수가 높은 공은 타자 앞에서 살아 움직여 타석에 선 타자들이 체감하는 구속은 더 높다. 올해 송승기의 직구 평균 회전수는 2435로, 리그 좌완 평균인 2193을 크게 웃돈다. 더군다나 송승기는 좌완투수. 좌완투수가 던지는 공은 우완투수보다 더욱 빨라 보인다.

송승기의 직구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수직 무브먼트다. 수직 무브먼트란 투수가 던진 공이 중력에 의해 원래 떨어졌어야 하는 위치보다 얼마나 더 위쪽으로 향했는지를 나타낸 지표. 수직 무브먼트의 수치가 높으면, 타자는 공이 떠오른 것으로 착시를 일으킨다. 올해 송승기의 평균 수직 무브먼트는 58.97㎝로 리그 좌완 투수들 중 1위다. 레이더를 이용한 투구 및 타구 궤적 추적 장치인 트랙맨이 본격 도입된 2018년 이후 2022년 키움 김재웅(59.02㎝)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다.

김광삼 LG 투수코치는 “리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직구다. 체감 스피드가 빨라 타자들이 공을 치려고 하면 약간 공이 들어와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귀띔했다.

송승기는 직구 외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포크볼 등도 잘 던지고 제구까지 완벽하다. 올해 송승기의 전체 구종 중 스트라이크 비율은 65.5%로, 리그 전체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직구처럼 오다가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기에 빠른 공의 움직임은 그 위력을 더할 수밖에 없다. 올해 송승기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065.

김진희 LG 데이터분석팀 책임은 “좌·우 타자를 상대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포크볼, 각이 큰 커브까지 모두 승부처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다양한 변화구가 직구의 위력을 살려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도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위력적인 직구와 함께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포크볼의 조합이 환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송승기는 “수직 무브먼트와 RPM은 군대 가기 전에도 좋은 편이긴 했는데, 올해 트래킹 데이터를 보니 확실히 군대 있을 때보다도 더 좋아져서 나도 놀랐다. 아무래도 많이 던지다 보니 때리는 힘도 늘어난 것 같다. 수치로 확인한 내 직구를 더 믿고 던지겠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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