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8일 연극·뮤지컬계 아카데미상인 미국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한국 첫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1966) 이후 59년 만에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 성악가 조수미의 그래미상,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오징어게임’의 에미상에 이어 토니상까지 거머쥐면서 대중문화의 그랜드슬램이라는 EGOT(에미·그래미·오스카·토니)를 국가 차원에서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뒤 12·3 계엄이 터지면서 한국 이미지 추락과 함께 K-콘텐츠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어쩌면 해피엔딩’이 한국 문화의 저력을 과시하며 단숨에 분위기를 역전시켰다.
팝, 영화, 드라마, 문학 등에 이어 이번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돼온 공식과 다른 서사와 차별화한 스타일로 정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더 반갑다. 2016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 후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화려한 군무, 압도적 스케일의 전형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달리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서정적 작품이다. K-콘텐츠의 인기로 인해 서울과 제주도라는 배경, 한국 인디 팝 등 한국적 요소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
창의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K-컬처는 ‘21세기 최고 장르’가 됐다. 이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번 성과도 단단한 뮤지컬 내수 시장과 강력한 팬덤 위에 가능했다. 민간 부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K-컬처 위상에 맞게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즐기는 단단한 토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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