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 모아 ‘오거리 샹송’ 건립

앞면에 권일송 시인 글 새겨

목포=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1960∼1970년대 항구도시 전남 목포의 중심지였던 목포 오거리에 문학 시비(詩碑·사진)가 건립됐다. 이 시비는 목포 오거리의 문화 역사를 되살리기 위해 출향 인사와 시민들의 성금으로 세워진 첫 민간 문학비다.

목포 오거리샹송 시비건립위원회는 10일 목포시 무안동 청소년문화센터 앞마당에서 ‘오거리 샹송’ 시비 건립 제막식을 가졌다고 11일 밝혔다. 이 시비는 높이 3m, 너비 1.5m의 까만 빛돌 오석으로 만들어졌다.

시비에는 ‘창에 불빛 꺼지면 가로수 밑에 밤이 열리네…’로 시작하는 권일송(1933~1995) 시인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시인은 1960년대 목포에서 영흥·문태고등학교 교사와 문인 활동을 하면서 당시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았던 불야성의 목포 오거리 정취를 시에 담아 표현했다.

김희범 시비건립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번 문학비 건립이 침체에 빠진 목포 원도심의 문화를 조명하고 활기를 불어넣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련 노래도 만들어 목포 오거리의 전설과 부활을 전국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목포 출신으로 제막식에 참석한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은 “탐방객들이 문화와 예술로 생동감 넘치던 목포 오거리 현장을 직접 상상하고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의 대표 문인이었던 권일송 시인의 시를 통해 당시 정취를 되살릴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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