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영변에서 새로 건설하고 있는 건물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는 크기와 특징 면에서 강선 농축시설과 유사하다”고 했다. 평양 주변의 영변과 강선은 모두 북한의 핵시설 단지로서, 영변 원자로에서는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강선에서는 지하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HEU)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9일 이런 내용을 이사회에 공식 보고했다.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영변 50MWe급 원자로 부근의 새 건물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HEU 생산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다. 김정은은 이미 2023년에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했다. 이번 IAEA 발표는 북핵 문제가 더욱 엄중해졌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대응은, 취임 1주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안보 정책의 시금석으로 국민은 물론 세계가 주시할 것이다. 영변은 2019년 하노이 미북회담 때 김정은이 유엔 제재 해제 조건으로 내놓았던 ‘매물(賣物)’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러스 알파를 요구해 결렬됐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북한 비핵화는 북핵 완전 폐기에 가깝지만,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방어적 핵우산 등도 포함되는 ‘물타기’ 개념으로 북한과 중국 등이 선호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때 북핵 폐기 협력은 꺼내지 않았고,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 때에는 ‘한반도 비핵화’라고 했다. 정책 공약집에서는 ‘북한 비핵화’라고 적시했지만, 대선 후보 토론 때에는 “한반도 비핵화”라고 했다. 국민에게 명료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국가 존망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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