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 박윤슬 기자 seul@munhwa.com

민들레 씨앗은 아주 가볍다. 숨만 불어도 날아가고, 손끝만 닿아도 흩어진다. 그렇게 쉽게 떨어지지만, 그 안에는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생명이 담겨 있다.

가볍다고 하찮은 건 아니다. 민들레는 스스로를 가볍게 만들어 더 멀리 간다. 중요한 건 무게보다 방향이고, 닻을 내리는 것보다 돛을 펼치는 쪽이다. 금세 사라지는 듯 보여도 결국 어딘가에 뿌리를 내린다. 흩어짐은 또 다른 시작이다.

박윤슬 기자
박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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