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억 기부금·市 보조금

올해 1월 배우자가 법인 해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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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사진)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과 기부금 등을 받으며 과거 운영했던 ‘비영리 사단법인’ 경력을 누락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해당 법인은 최근 5년간 약 1억 원의 기부금을 받으며 운영됐는데 올해 1월 돌연 폐쇄됐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공적 자금 운용과 관련한 경력을 뺀 데 대해 검증 회피의 목적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김 후보자가 지난 2001년 설립한 사단법인 ‘아이 공유 프로보노 코리아’(프로보노) 경력과 관련 서류가 누락돼 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후보자는 직업·학력·경력 관련 사항을 밝혀야 한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국회 등 주요 경력 위주로 작성하면서 그 내용은 빠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문화일보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입수한 ‘공익법인 결산서류’에 따르면 프로보노는 2020~2024년 5년 동안 모두 기부금 9659만7848원을 받았다. 2020년 2553만3000원, 2021년 2979만6849원, 2022년 1746만3000원, 2023년 1439만7000원, 2024년 940만8000원 등이다. 공익법인 등에 기부금을 낸 개인 및 법인은 소득세 및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인사청문회 검증 대상에 포함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 후보자가 이사로 재직하고 있던 지난 2014년 프로보노는 서울시 보조금 1500만 원을 받았다. 2017년에는 보조금 1200만 원이 프로보노에 지급됐다. 추 의원은 “공적 자금으로 운영한 법인 경력을 빼둔 것은 검증 회피의 목적이 아닌가”라며 “법인 폐쇄 시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2001년 이 법인을 설립하고 2004년 2월까지 이사장을 맡은 데 이어 2009년 7월~2012년 7월, 2013년 7월~2016년 7월 이사로 활동했다. 그 후에는 김 후보자 배우자 이모(53) 씨가 2018년부터 이사로 이름을 올려 운영권 등을 행사했다. 이 씨는 지난해 청산인 자격으로 이 법인 해산 절차를 밟아 올해 1월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보노는 김 후보자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했다.

김 후보자가 과거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정치인으로부터 4000만 원을 빌렸지만 아직까지 이를 갚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8년 4월 11일, 23일 각 2차례씩 강모 씨에게 총 4차례 4000만 원을 빌렸다. 강 씨는 2008년 김 후보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당시 김 후보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3명 중 1명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현재까지 김 후보자가 갚은 금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종민 기자
서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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