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통령 취임 일주일 만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65%로 나타났다.(NBS 6월 2주차 조사)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 49.42%보다 더 높다. 앞으로 잘해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 임기 초에 어떤 인물을 중용하는지를 통해 국정 운영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인사 잡음은 업무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인수위원회 없이 당선 확인 당일에 취임한 이 대통령으로서는 주요 직책에 대한 인사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오랜 인연이 있고 충성심 높은 인사들이 최측근으로서 보좌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대통령이 시민운동을 할 때부터 같이한 김현지 전 보좌관을 총무비서관에 내정하고, 성남시 대변인과 경기도 언론비서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 부실장으로 긴 세월 이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김남준 부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 제 식구 챙기기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랜 가신(家臣)과 같은 존재이며 이들의 업무가 주로 대통령 개인의 일상을 챙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상호 전 의원을 정무수석에 기용한 것이 주목을 받았다. 4선 의원이고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등 당 최고직을 지낸 우 의원을 정무수석에 임명한 것이 파격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민주당 당내에서 비명으로 분류되던 우 전 의원을 발탁했다는 점에서 통합의 인사라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다른 사례로, 문재인 정부에서 총무비서관을 지낸 이정도 전 비서관을 청와대이전관리 TF팀장으로 내정하자 과거 꼿꼿한 그의 업무 처리에 대한 칭찬과 적합한 인물을 기용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인사 결정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명성과 마인드를 가진 인물을 적재적소에 선발했을 때 만들어진다.

중요한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직책이라면 객관적 평가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12일에는 오광수 민정수석이 과거 차명 부동산 관리 이슈에 이어 차명 대출 알선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일자 사의를 표명했다. 다행히 오늘, 오 수석의 사의를 대통령이 수용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오 수석의 비리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의 인사에 따라 리더십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민정수석실의 인사와 관련한 문제는 4명의 비서관 중 3명이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의 변호사라는 점에 있다. 민정비서관으로 거론된 이태형 변호사와, 각각 공직기강·법무비서관으로 내정된 전치영·이장형 변호사가 그들이다. 야당은 이들이 비서관에 내정된 것이 대통령의 보은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각자가 능력에 따라 선발됐는데 알고 보니 우연히 모두가 대통령 재판의 변호사라는 해명은 무리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정수석실의 업무에 이전처럼 검찰을 비롯한 사정기관의 관리가 포함된다면 이들 변호사가 대통령 퇴임 후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임기 초에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인사로 인해 불필요한 정치 논쟁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이전 대통령들이 부당한 인사와 철회를 거부하는 고집을 부리다가 두고두고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 사례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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