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심상치 않다. 19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주의 상승률이 올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이 수두룩해 ‘이상 과열’ 기류에 대한 우려가 크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26%나 올랐다. 주간 기준 올 최고치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집값이 치솟던 지난해 8월 넷째 주와 같은 수준이다. 송파(0.71%) 강남(0.51%) 서초(0.45%) 등 강남 3구와 용산(0.45%)은 물론, 강동(0.50%) 성동(0.47%) 마포(0.45%) 동작(0.39%) 등 한강 벨트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노원 등 강북, 과천·분당 등 경기지역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2021년처럼 벼락 거지가 될 것 같다’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글이 쏟아진다. 실제 집값 불안 요인이 즐비하다. 금리 인하 전망, 20조 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 등 유동성 확대가 예고돼 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도 지난달 5조6000억 원 늘어 올 최대다. ‘진보 정부 시기에는 집값이 오른다’는 불안감이 패닉 바잉(공포 매수)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때에는 공급 확대보다 징벌적 세금과 분양가 상한제, 초과이익 환수 등 수요 억제 정책으로 집값이 폭등했다.

다행히 이 대통령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공약하고, 세금으로 규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일단 사두자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주택 공급 공백은 불안감을 키운다. 정부는 12일 부동산 TF 회의를 여는 등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이 시급하다. 집값 급등 지역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등의 지정, 내달부터 예정된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 규제를 차질없이 시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급 로드맵을 제시해 패닉 확산을 막아야 한다. 전셋값도 들썩이는 상황이다. 대책을 실기하면 더 큰 화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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