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난짱족자치주 루취현 내에 위치한 가슈윈구의 풍경.
간난짱족자치주 루취현 내에 위치한 가슈윈구의 풍경.

시야를 가득 채우는 것은 초록 초원과 파란 하늘 뿐, 그 사이 검은 야크들과 하얀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다. 시원한 바람에 웃옷을 여미는 사이, 귀에는 풀을 스치는 바람 소리만 가득하다.

최근 돌아본 중국 서북부 간쑤성 간난짱족(티베트족)자치주의 풍경이다.

아직 한국 관광객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이 곳이, 멋진 자연 풍광을 무기로 세계적 관광지로의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2025 간난 문화 관광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 참석차 최근 이곳을 찾았다.

평균 해발 고도가 3000m를 넘는 간난은 초원과 산림, 습지로 이뤄졌다. 한 지역의 총 면적 중 식물이 덮고 있는 면적의 비율인 종합 식생 피복률이 97.14%에 달한다.

전동차를 타고 드넓은 초원 길을 둘러본다.
전동차를 타고 드넓은 초원 길을 둘러본다.

간난짱족자치주 내 허쭤(合作)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약 40분 이동하면 보이는 메이런(美仁)초원의 풍경은 특히 인상적이다. 푸른 하늘 아래 드넓은 초원이 어우러져 목가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인생샷 포인트’에선 야크 젖으로 만든 밀크티 등을 판매하고 티베트족 전통 의상 입기 체험 등을 제공한다.

간난짱족자치주 루취(碌曲)현 내에 위치한 가슈윈구(尕秀云谷)의 풍경은 더욱 색다르다. 가슈 투어리스트 서비스 센터에서 전동차를 타고 드넓은 초원 길을 약 1시간 동안 둘러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데, 길을 달리다 보면 보이는, 푸른 들판에 꽃이 만발한 중 고산 꼭대기에 여전히 눈이 쌓여있는 모습은 특히 절경이다.

중국은 관광지의 경관 가치, 서비스 품질, 안전, 접근성, 위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데 A급 이상의 명승지가 이 곳에만 50개가 위치해 있다. 국내외 여러 권위 있는 관광 평가 기관으로부터 ‘일생에 가볼만 한 50곳’ ‘중국에서 가장 특색있는 관광지’ 등으로 인정받은 곳이 바로 간난이다.

1만 7600㎢ 규모의 초원이 있는 이 곳은 방목에 대한 우수한 내성과 회복력도 갖추고 있어 아시아 최고의 천연 목초지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축산물 생산 및 가공의 핵심 기지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생산된 야크 고기 건조 식품, 야크 젖으로 만든 밀크티와 요거트 등은 중국 전역에서 유명하다.

가슈윈구에서 버스로 약 30분 정도 이동하면 가하이(尕海)호에 도착한다. 해발 3470m에 위치해 있는 이 곳은 간쑤성에서 가장 큰 고원 담수호로, ‘고원의 진주’라 불린다.

‘고원의 진주’라 불리는 가하이호 전경.
‘고원의 진주’라 불리는 가하이호 전경.

간난주 당위원회 서기 허모우바오는 “간난은 중국 서부의 중요한 생태 안전 방어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곳엔 145종의 국가 보호 야생동물, 1820종의 야생 나무와 식물, 643종의 약용 가치 있는 야생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간난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는 동안 가장 아쉬웠던 것은 교통편이었다. 간쑤성의 성도인 란저우 공항에서 간난 샤허까지 버스로 3시간 이상 걸렸고 다른 주요 관광지로 이동할 때마다 버스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자치주 관계자들은 현재 공사 중인 고속철도가 내후년쯤 완공되면 한결 편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통편은 아직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이 곳을 찾는 관광객 수는 점차 늘고 있다고 간난주 관계자들은 말했다. 지난해 간난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올해 1~5월 관광객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6% 증가했다.

허모우바오는 “간난짱족자치주 내 문화 관광 인프라를 완비하고 문화 관광 플랫폼을 구축해 문화 관광 발전 환경을 최적화하는 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간난짱족자치주=글·사진 박세희 특파원

박세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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