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갈등 확산 원치 않아”

“공격 지속할 경우 자위권 차원의 대응 이어나갈 것”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부의 밧얌 지역에서 이스라엘  민방위 사령부가 이란의 미사일 폭격을 당한 주민 거주지에서 수색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부의 밧얌 지역에서 이스라엘 민방위 사령부가 이란의 미사일 폭격을 당한 주민 거주지에서 수색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시간) 이란의 무기 시설 인근에 거주하는 민간인에 즉시 대피하라고 경고, 새 공세 시작 가능성을 시사했다.

AP,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 아비차이 아드라이 대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 전역의 군사 무기 제조공장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이 즉시 대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드라이 대령은 아랍어와 이란어로 게시한 글에서 “당신의 안전을 위해 우리는 이들 지역에서 즉시 대피하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요청한다”며 “이 시설에 대한 접근은 당신의 생명을 위험하게 한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는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아드라이 대령은 과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전쟁에서 가자지구, 레바논, 예멘 등에 대한 공격을 암시하는 경고를 게재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지난 13일 이란의 핵, 군사 시설을 기습 공격했고, 이란이 즉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됐다.

이스라엘은 이날도 이란 국방부와 국방연구소 등을 공격했고, 이란은 이스라엘 곳곳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이란혁명수비대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에 새로운 탄도미사일인 하즈 카셈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15일 이란 테헤란의 북서부 지대에 있는 샤란 지역의 유류 창고가 폭격을 맞아 불에 타고 있다.  AFP 연합뉴스
15일 이란 테헤란의 북서부 지대에 있는 샤란 지역의 유류 창고가 폭격을 맞아 불에 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춘다면 이란도 대응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군이 새로운 공격을 암시하면서 충돌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과의 군사 갈등이 주변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외부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자위권 차원의 대응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외부의 침략에 대응해 왔으며, 만약 이런 공격이 중단된다면 우리의 반응도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과 카타르가 공동 개발 중인 남파르스 해상 가스전에 대해 공습을 감행한 데 대해 “명백한 침략이자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페르시아만으로 갈등을 끌고 오는 것은 전략적 실수이며, 이는 전쟁을 이란 영토 밖으로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아락치 장관은 또한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과 미국 간 핵협상에 찬물을 끼얹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당초 테헤란은 일요일 예정된 여섯 번째 협상 라운드에서 새로운 제안을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의 긴장 고조로 협상이 취소된 상황이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미국의 묵인과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미국이 이번 사태에 무관하다는 입장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진정으로 선의를 보이려면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명확히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지난 12일 밤 시작됐으며, 이란과 이스라엘은 3일째 서로의 핵심시설을 정조준한 공습을 이어나가고 있다.

박세영 기자
박세영

박세영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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