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중고전기차 판매 47% ↑

부품수 적고 잔고장 비교적 없어

주차장 이용료 등 할인혜택까지

 

아이오닉5·테슬라모델3·캐스퍼

SUV·경차 등 실용적 모델 인기

올해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 경기 불황이 길어진 탓에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를 줄인 상황에서 이른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전기차 신차 시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16일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중고차 판매량은 48만9393대로 집계됐다. 이 중 중고 전기차는 지난해 동기(7348대) 대비 47.4% 늘어난 1만832대가 팔렸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 기간 중고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늘어난 2만6357대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판매량 증가율(36.2%)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꺾였다. 휘발유(-3%)와 경유(-10.4%), LPG(-8.6%) 등 대부분의 자동차 모델에서는 판매량이 줄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30∼40%가량 적고, 오일 교체 등 수리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편이다. 각 부품의 교체 주기도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잔 고장의 우려가 덜하고, 추가적인 비용 없이 차를 탈 수 있다는 이점도 갖고 있다. 도로비, 주차장 이용료 할인 등 각종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 소유자들이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뚜렷해진 만큼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전기차를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비교적 실용성이 높은 SUV, 소형차 또는 경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 ‘아이오닉5’와 기아의 준중형 SUV ‘EV6’, 미국 테슬라의 중형 세단인 ‘모델3’ 등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SUV는 차체가 크고, 실내 공간이 넓어 여행을 비롯한 여가 활동에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어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 차량은 지난해부터 2년 의무 운행 기간을 끝낸 모델이다. 전기차를 살 때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은 소유자는 일정 기간 반드시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데, 의무 운행 기간이 끝난 후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온 차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가격 할인 폭이 커지면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소형 전기 SUV를 찾는 소비자들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의 이달 기준 시세는 2225만 원으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다른 모델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카 관계자는 “캐스퍼 일렉트릭은 신차 대기 기간이 1년 이상 소요되는 데다 내연기관을 장착한 캐스퍼 모델 역시 신차 인도가 늦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중고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캐즘 여파 속에서도 신차 시장에서 경쟁력 높은 전기차 모델을 꾸준히 내놓고 있어 장기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전기차 보조금, 충전 시설 등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한 인프라를 늘리는 등 보완책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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