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Window - 우주 발사체가 우주 쓰레기로
트럼프 ‘골든돔’에 경쟁 불붙어
1957년이후 우주 발사체 2만개
작년 한해 로켓잔해 120개 추락
향후 하루 최소 3개 떨어질 전망
스페이스X 3만개 위성발사 추진
추락로켓 하루 15개에 달할수도

미국이 최근 자국 본토로 향하는 적 미사일을 우주에서 요격하는 신형 미사일방어체계 ‘골든돔’(Golden Dome) 배치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강대국들의 우주 경쟁이 격화하면서 우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류가 쏘아 올린 첫 우주선이었던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1957년 이후 최소 2만 개의 발사체가 우주로 향했고, 이들의 수명이 하나둘씩 다해가면서 향후 하루 최소 3개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로 낙하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쓰레기들은 총알보다 10배 빠른 시속 약 6만5000㎞의 속도로 낙하하기 때문에 특정 궤도에 위치한 우주선이나 우주인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발생하는 우주 쓰레기를 줄이고, 이미 방치돼 있는 쓰레기를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골든돔 계획 발표에 다시 불붙은 우주경쟁… 1957년부터 우주로 향한 발사체 2만 개 넘어 = 16일(현지시간)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든돔 계획 발표가 강대국 우주 경쟁에 불을 지필 것이라고 보도했다. 골든돔은 러시아·중국·북한 등의 잠재적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우주 공간을 활용하는 미사일방어망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이 체계를 실전 배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뿐만 아니라 나사(미 항공우주국)는 최근 ‘아폴로 계획’ 이후 54년 만에 유인 우주선을 달로 보내는 최초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이끄는 블루오리진 등 미국 내 민간 부문에서의 우주선·로켓 발사 경쟁도 활발하다. 비교적 늦게 우주경쟁에 뛰어든 중국도 최근 선저우(神舟) 20호의 발사를 성공시켰으며, 소련 시절 우주 강국이었던 러시아도 미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위성 및 로켓 발사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강대국 우주경쟁에 우주로 향하는 발사체 개수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형국이다. 유럽우주국(ESA)이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 등에 따르면 1957년 이후 2024년까지 우주로 향한 발사체의 개수는 2만334개에 달한다. 이중 미국이 쏘아 올린 발사체는 절반이 넘는 1만1969개에 이르며, 러시아와 중국의 발사체는 각각 3825개, 1385개에 달한다. 해당 3개국이 발사한 발사체가 전체 발사체의 84%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의 수는 9300여 대에 달한다.
◇작년 한 해 로켓 잔해 120개 추락… 향후 하루에 3개꼴로 떨어질 듯 = 문제는 이처럼 무분별하게 쏘아 올려진 발사체들이 수명을 다하게 되면 ‘우주 쓰레기’로 전락하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ESA는 이같이 지구를 둘러싼 수많은 노후 위성들과 로켓 잔해들이 추락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우주로 진입한 발사체는 258개였고, 통제받지 않은 채로 지구에 재진입한 로켓 잔해의 수는 120개에 달했다. 특히 현재 2300개가 넘는 발사체들이 우주에 방치돼 있어 향후 지구로 추락하는 우주 쓰레기의 수는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SA는 앞으로 하루 최소 3개의 우주 쓰레기가 대기권으로 다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SA는 늘어나는 우주 쓰레기로 인해 정상적으로 궤도에 떠 있는 위성이나 우주에서 활동하는 우주인들과 충돌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구 주변에 지름 0.04인치(약 0.1㎝)가 넘는 잔해는 110만 개에 이르고, 지름 4인치(약 10㎝)가 넘는 잔해는 약 4만50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총알보다 10배가량 빠른 시속 약 6만5000㎞로 추락하기 때문에 위성의 전자장치나 전지판을 손상시킬 수 있고, 우주인의 우주복을 찢을 수도 있다. ESA는 지름 4인치에 달하는 잔해와 충돌할 경우, 거대한 폭탄이 폭발하는 것과 비슷한 충돌에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특정 궤도에서 우주 쓰레기와 위성 간의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해당 궤도를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궤도로의 위성·로켓 발사가 늘어남에 따라 이곳에서의 충돌 위험도 결국 더 커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 때문에 위험 더 커져… “잔해 제거 작업 이뤄져야” = 일부 전문가들은 머스크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들을 다수 발사하면서 우주 쓰레기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짚었다. 실제 스페이스X는 우주에 총 3만 개의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다월은 외신에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위성 3만 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지속한다면 하루에 지구로 추락하는 로켓·위성 잔해 수가 3개에서 15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런던대 대기화학과 엘로이즈 마레 교수는 이 같은 수치가 “우주에서 추락하는 우주 쓰레기가 우리 대기권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각종 화학물질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되던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ESA는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ESA는 “지속 가능한 우주 활동을 위해 엄격한 우주 쓰레기 감축 조치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여러 나라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ESA는 자신들이 2030년까지 지구 및 달 궤도의 잔해 생성을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 ‘잔해 제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각종 정책을 통한 규제와 잔해 생성을 제한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우주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나사나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이 이 같은 규제와 계획을 받아들이고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박상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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