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4년 일반적인 ‘육해공(陸海空)’ 군사용어를 비틀어 ‘해육공’이란 신조어를 만들면서까지 해군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김 위원장은 2023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제2차 함선공업혁명’이란 용어를 써가며 핵추진잠수함(SSBN) 및 신형 구축함 건조, 해상 신무기 개발에 국가총력전을 펼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북한 신형 구축함(강건함) 진수 실패 사고를 소개하면서 북한이 해상 전력을 보강해 ‘제2격’(second strike·상대편의 선제 핵 공격을 받은 후에 하는 보복 핵 공격) 능력을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도 최현함 진수식 연설에서 “선제 또는 최후의 보복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건설하자는 우리의 해양전략”을 운운하며 해상 기반 핵 공격 능력 강화를 시사했다.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배수량 5000∼7000t의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핵잠)’ 건조 장면도 공개했다.

북한이 핵잠 건조 추진과 함께 지난달 25일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함 진수 등 해군력 강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해상에서도 핵 공격 플랫폼을 갖춰 육상 핵 공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다. 김 위원장은 “내년에도 더 큰 순양함과 각이한 호위함들도 건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원양작전함대 건설을 천명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에 따르면 최현함은 다량의 유도탄를 탑재한 합동화력함에 가깝고, 함수와 함미에 대형 20개, 소형 52개 정도의 수직발사관에 소형핵탄도미사일과 핵순항미사일을 탑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수상함 운용 개념은 소형함→대형함, 연안방어전력→공격전력, 연안해군→대양해군, 소규모 해군작전→대육상 화력지원작전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핵·미사일 전력 완성 후 뒤처진 재래식 전력 증강을 하고 있는 북한이 육상뿐만 아니라 해상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플랫폼까지 갖추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형 구축함에 화살 순항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까지 탑재하면 해상에서 전술핵 공격까지 가능한 함정을 보유, 해상 위협이 증대된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밀착 관계가 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는다면 핵잠과 ‘북한판 이지스함’ 등 대형 구축함 전력화를 앞당길 수 있다. 북한이 핵잠과 수중 운반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핵탑재가 가능한 수중 드론까지 개발하려는 상황에서 우리는 해상 기반 신무기 및 핵잠, 이지스함, 경항공모함 등 대응 플랫폼 강화가 시급하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은 “해군은 이지스함과 첨단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를 장착해야 한다. 차세대 요격무기를 포함한 함정 기반 미사일 방어 체계의 배치는 한국의 대공 및 미사일 방어망에 절실하다”고 했다. 한반도 안보상황과 기술 발전에 기반을 둔 해상 기반 3축 체계 구축을 더욱 구체화하고, 유·무인 전력과 하이(high)·로(low)급 전력 균형 발전과 역할 분담으로 해상 기반 중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과 해상 우세를 동시에 갖추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