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3선의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이 16일 1차 투표에서 과반인 60표(재석 106명)를 얻어 선출됐다. 지난 2020년 9월 국민의힘이 출범한 이후 8명의 원내대표 중 5명이 대구·경북(TK) 출신일 정도로 이들의 당내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친한동훈계인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은 30표에 그쳐 확장성의 한계를 드러냈다. 대선 패배 이후 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의 절반도 안 되는 21%(한국갤럽)로 급락할 정도로 존폐가 우려되는 상황에도 친윤의 기득권이 거듭 관철된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과거로 퇴행적인 행위를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하고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제대로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내란 등 3개 특검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 지지를 신속히 회복하는 일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에게서 그런 확고한 의지는 안 보인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적한 것처럼 “마치 선거에 이긴 정당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의 ‘뼈를 깎는 쇄신’ 없이 ‘안정 속의 변화’를 추구한다면, 삼권을 장악한 이재명 정권 견제는커녕 1년 뒤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할 것이 뻔하다.

당 대표를 뽑는 전대(全大)라도 최대한 빨리 개최하는 수밖에 없다. 107명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77만 명 수준이라는 책임당원들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민주당은 8월 2일 전대를 열어 대선 이후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다. 비대위 체제를 이어온 국민의힘이 더 미적거릴 이유가 없다. 당 대표 후보들이 탄핵 찬반 등 모든 의제를 내놓고 용광로처럼 녹여낸다면 그나마 보수 정당 회생의 길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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