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오는 22일로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주한일본대사관 주최 기념행사에서 영상 기념사를 통해 “양국이 두 손을 맞잡고 더 나은 미래로 함께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하느라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축사를 보낸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국익 기반 실용외교를 위해 안보는 물론 경제 면에서도 긴요하게 협력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일본 측 기대감도 감지된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19일 도쿄에서 주일한국대사관이 주최하는 60주년 리셉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시바 총리의 국가안보담당 특보인 나가시마 아키히사 의원은 16일 서울 행사 참석에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과거사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자면서 ‘역사문제 관리 3대원칙’도 제시했다. 그는 최종현학술원 특강에서 미중 패권 경쟁시대에 한일 경제·안보 협력 필요성이 더 커졌다면서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시도할 경우 한일이 공동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했다.

한일 수교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이승만 정부가 협상을 시작해 1965년 6월 22일 서명됐고 12월 18일 발효됐다. 반대 시위가 거셌지만,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밀어붙였고, 야당 소속 김대중 의원은 사쿠라 소리를 들으면서도 지지했다. 현재 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비슷해졌고 상호 방문도 연 1200만 명대로 늘었다. 지배와 피지배의 아픈 역사를 넘어 함께 미래로 나아갈 때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향후 60년을 내다보는 미래 지향적 공동선언을 내놓기 바란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는 한일위안부합의의 결과물인 화해치유재단 청산 등의 내용이 있지만, 과거사와 미래를 냉철히 분리하면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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