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 상대로… 22개월만에 선발투수 등판
1이닝 2피안타 1실점 기록
28개 던져 스트라이크 16개
스위퍼 10개·직구 9개 등 구사
5만3000여명 관중 일제히 환호
입장권 가격 평소대비 174% ↑
MLB 레전드 ‘시기상조’ 우려

22개월만의 복귀투
“It’s SHO-time(오타니 쇼헤이의 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이도류’가 본격 가동됐다. 오타니는 1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겸 선발투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타니가 경기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르자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약 5만3000명의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로 투수 오타니를 환영했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쇼헤이!”를 외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타니의 투수 컴백 그 자체만으로도 빅뉴스. 이날 MLB닷컴과 ESPN 등 MLB 소식을 다루는 거의 모든 미국 스포츠매체에서 오타니의 선발 투수 복귀를 메인 뉴스에 올렸다. 팬들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이날 다저스타디움의 입장권 가격은 폭등했다. 미국 프로스포츠입장권 2차 거래 웹사이트 ‘틱픽(TickPick)’에 따르면, 이날 다저스타디움의 입장권 가격은 평소 대비 174% 상승했다. 이날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실제 51달러(약 6만9000원)에 살 수 있는 티켓이 137달러(18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오타니가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무려 22개월이 걸렸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소속이었던 2023년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으나, 2회 피칭 도중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강판됐다. 정밀 검사 결과 팔꿈치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고, 그해 9월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오타니는 2024년 다저스와 계약했고, 타자에만 전념했다. 수비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명타자로 나오면서 순전히 공격에만 치중해야 했다.
홈 관중들의 열렬한 성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남겼다. 오타니의 투구 수는 28개. 이 중 16개가 스트라이크로 꽂혔다. 스위퍼가 10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직구(9개), 싱킹패스트볼(8개), 스플리터(1개) 순이었다. 663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상대 첫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초구 시속 97.6마일(157.07㎞)짜리 묵직한 싱킹패스트볼로 피칭을 시작했고, 이날 오타니의 최고 구속은 시속 100.2마일(161.3㎞)까지 찍혔다. 1∼2번 타자에게 안타를 내준 뒤 외야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실점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투수 오타니’는 빅리그 30개 구단 어느 팀에서도 1선발을 맡을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투수’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5시즌 86경기에 선발 등판,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남겼다. 특히 2022년에는 한 시즌 가장 많은 166이닝을 던져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의 빼어난 성적으로 그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올랐다.
하지만 오타니의 투수 복귀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521홈런 레전드 출신인 프랭크 토머스는 “오타니의 재능을 최대한 존중한다”면서도 “오타니의 타격이 이미 최고 수준인데, 굳이 다시 위험을 무릅쓰고 마운드에 올라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타자 오타니에게 모든 걸 걸겠다”고 설명했다.
정세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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