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기념 단체 사진을 촬영한 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나란히 걷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기념 단체 사진을 촬영한 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나란히 걷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공장서 팔 다친 일 소개에

룰라 “몇 살 때 일인가” 관심

기후변화 공동대응, COP30 초청

이재명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자신과 ‘닮은꼴 정치인’으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서로의 공통점을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차 캐나다 카나나스키스를 방문 중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남아공·호주에 이은 세 번째 정상회담으로 룰라 대통령과 만났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브라질이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남반구 신흥국·개발도상국)’의 핵심국으로 위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한국은 남미 최대 교역·투자국인 브라질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고, 이 대통령은 사의를 표했다.

한·브라질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비슷한 이력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소년공 출신 이 대통령은 10대 시절 일하던 공장에서 프레스기에 눌리는 사고로 왼팔을 다쳤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룰라 대통령은 12살에 초등학교를 그만두고 염색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19살엔 금속공장에서 왼손 새끼손가락이 잘려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소년공 시절 다친 일화를 말하자, 룰라 대통령은 몇 살 때 일이냐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브라질 노동자당을 창당한 룰라 대통령은 2002년 말 3전 4기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 예상을 뒤엎고 성장을 우선시하고 자유무역에 주력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선보였다.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것과 유사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어려움과 정치적인 핍박을 이겨내고 결국 승리했다는 두 사람의 공통점을 언급했고, 룰라 대통령은 “국민들이 뽑아준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남미 최대 국가로 인구가 2억1000만 명에 달하는 브라질은 세계 9위 수준의 경제 규모에 핵심 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富國)이다. 한국 정부는 관세 전쟁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 브라질에 무역동반자협정(TPA) 체결을 제안하는 비공식 협상 문서(넌페이퍼·nonpaper)를 발송한 상태다. 이날 양 정상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서의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좌우 통합과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공통의 국정철학을 바탕으로, 한국과 브라질 간 10년 만에 개최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 룰라 대통령이 오는 11월 브라질이 의장국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이 대통령을 초청한 사실도 전했다.

박준우 기자
박준우

박준우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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