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인사이드
방배숲환경도서관 개관 2주년… 전성수 구청장 인터뷰
서리풀 근린공원 품은 독서 공간
친환경 특화… 작년 27만명 방문
태양광 설비·텀블러세척기 갖춰
국립중앙도서관 인근 510m 길
책있는 거리선 ‘북크닉·북캉스’
이달부터 이동형도서관도 운영
“독서는 공동체 건강하게 해
정책적 노력 아끼지 않을 것“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방배숲환경도서관’. 자동문이 열리자 책 향기와 목재 향기가 어우러져 금세 상쾌한 힐링으로 빠져들었다.
‘아동코너’라고 쓰여 있는 한쪽에서는 엄마와 같이 온 대여섯 살 돼 보이는 아이가 그림책 주인공이 된 듯 사뭇 진지한 표정이다.
조심스레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기술과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철학, 문학, 농업 서적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책 대출 코너에서는 이온플라스마살균기가 눈길을 끈다. ‘그림책 읽어주세요’라고 쓰여 있는 코너에는 ‘토일 2∼4시’라고 안내하고 있고, 아늑한 수유실도 따로 마련돼 있다.
‘이곳이 도서관 맞나? 복합 힐링공간 아닌가?’ 그러나 즐거운 놀라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영유아(0∼7세)와 보호자가 함께 책 읽는 공간이 따로 있고, 원탁 6개가 놓여 있다. ‘초등생 이상은 바깥 자료실 이용’을 당부하는 안내문도 붙어 있다. 노트북 자가 대여 반납기도 구비돼 있고, 커피 음료 등을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다. 상시 이석을 점검한다는 안내문도 붙어 있다. 자리를 확인하여 1시간 이상 비워져 있는 좌석을 정리한다는 내용이다. 좌석이 정리된 경우에는 데스크에서 물품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서초구에 따르면, 이 도서관은 지난 2023년 6월 개관해 올해 6월로 딱 2년째를 맞았다. 연면적 1632㎡(약 495평)에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 키즈룸, 세미나실, 중앙정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도서 4만1086권과 비도서 64점 등 총 4만1150권을 보유하고 있다.
“환경과 어우러진 방배숲환경도서관을 보기 위해 역대 대통령실 관계자는 물론, 환경부 등 정부부처 장관들도 수차례 다녀갔습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이 살짝 자랑을 시작했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이 놀라운 이유는 ‘숲이 도서관이 되는 곳, 독서가 문화가 되는 서초’를 대변한다는 데서 시작됩니다. 약 14만 평의 서리풀근린공원을 품고 있으며, 자연과 함께 독서와 휴식을 누리면서 지난해 연간 27만6000여 명이 방문한 친환경 특화 도서관이지요. 서초구민만의 도서관도 아니고요. 서울시민과 서울 재직 직장인, 재학생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습니다.”

전 구청장은 이어 “아름다운 건축물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 쉼표 모양을 닮은 외관이 자연을 벗 삼아 독서와 휴식을 누리는 공간미를 담고 있다”며 “도서관 뒤로 펼쳐진 서리풀근린공원과 햇살을 바로 마주하는 중앙정원, 넓은 옥상 잔디밭을 갖춰 어디에서나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주민들에게 방배숲환경도서관은 ‘깨알둥지’로도 불리는데, 도서관에 둥지를 틀고 환경에 대한 가치를 깨달아 주변에 알리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자랑이 아니더라도,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올해 뉴질랜드에서 열린 세계적인 환경상인 ‘그린월드 어워즈(Green World Awards)’ 지속가능발전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그린애플 어워즈(Green Apple Awards)’ 수상작 가운데 가장 뛰어난 프로젝트를 다시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올해 다시 한 번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도서관의 다양한 환경 프로그램 외에도 태양광 전기발전 시스템, 제로웨이스트 카페 운영, 텀블러 세척기 비치 등 친환경적인 시설 운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렇게 좋은 도서관을 지역 곳곳에 가진 서초구는 그야말로 ‘책이 있는 도시’다. 구는 이런 특성을 살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서래골공원까지 이어지는 510m 구간을 ‘서초책있는거리’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계절마다 북크닉, 북캉스, 북캠프 등 다양한 테마의 독서축제를 연다.
“6월부터는 움직이는 도서관인 ‘여행하는 서재’도 본격 운영되고 있어요. 이동하는 차량이 곧 도서관으로, 이 안에서 책을 대출하고 반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규모 체험 프로그램, 작가와의 만남 등이 진행되지요. 특히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지역이나 주민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책을 매개로 함께 만나고 경험하는 의미 있는 독서 여행이란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는 “방배숲환경도서관에서 자연과 독서, 사색을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즐겨 보길 바란다”며 “독서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지역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문화로, 주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책과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는 ‘독서가 문화가 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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