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전쟁 파고, 압도적 경쟁력으로 넘어라 - (15) LS

 

송전용량 최대 50%까지 향상

손실 적고 3배용량 장거리 전달

국내 유일… 세계 6곳만 상용화

 

李정부 ‘에너지 고속도 프로젝트’

최적화된 통합 솔루션 선제 구축

LS그룹이 전력망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가운데 부산 진해경제자유구역 화전산업단지 내 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작업자가 초고압 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제공
LS그룹이 전력망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가운데 부산 진해경제자유구역 화전산업단지 내 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작업자가 초고압 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다. LS일렉트릭 제공

LS그룹이 국가 전력망 기반이 될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 투자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나섰다.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전(電)자생존’의 시대로 압축되는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반도체·2차전지 등 글로벌 주요국들이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최첨단 산업은 모두 ‘전기 먹는 하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력 확보 여부가 국가 산업 명운을 크게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이재명 정부의 역점 사업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추진도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LS그룹이 이에 최적화된 통합 HVDC 솔루션을 선제로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 진해경제자유구역 화전산업단지 내 LS일렉트릭의 초고압 생산동. 10만8000㎡로 축구장 15개 크기 규모인 이곳에선 작업자들이 초고압 변압기에 도체를 감아내는 권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초고압 변압기는 차세대 장거리 송전 방식인 HVDC 케이블을 전력으로 전환하는 송배전망의 핵심 설비로 대당 최대 150억 원에 이른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010∼2011년 총 2730억 원을 투입해 전력인프라 핵심 기지를 구축했다. 부품 입고부터 성능검사, 조립, 시험, 시운전까지 가능한 전용공장으로 HVDC 핵심설비 국산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산동 인접 유휴부지(1만3223㎡)에선 신규 공장 증설 작업도 병행 중이었다. 오는 9월 완공될 이곳은 1008억 원이 추가로 투입됐으며 진공건조 설비 2기를 증설해 조립장과 시험실, 용접장 등 전 생산공정을 갖출 계획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부산 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 기술을 확보 중인 곳”이라며 “신규 증설을 통해 오는 2027년부터는 약 2000억 원 규모의 추가 캐파(생산 능력) 확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LS그룹은 초고압 변압기 등 파워 솔루션 외에도 생산된 전기를 안정적으로 먼 곳까지 운반하는 초격차 기술력까지 확보 중이다. LS전선은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의 HVDC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 최대 전력망 사업인 한국전력 ‘동해안-수도권’ 송전망 1단계에 단독 공급되는 이 제품은 525㎸(킬로볼트)급 고온형 케이블로 도체의 허용 온도를 기존 70도에서 90도로 높여 송전 용량을 최대 50%까지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HVDC는 기존 교류(HVAC) 방식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다. 현재 이 기술을 상용화한 기업은 전 세계에 6곳뿐이며 국내에서는 LS전선이 유일하다.

LS마린솔루션의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LS전선 제공
LS마린솔루션의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LS전선 제공

LS마린솔루션은 최근 3458억 원을 투자한 세계 최대급 해저케이블 포설선 신규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 장거리 자립형 송전망 구축에 필수인 핵심 장비로 케이블 탑재 용량(1만3000t급) 기준 세계 5위권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설계된다.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로 특히 현재 전 세계에 3척만 운항 중인 고사양 선박이다. LS마린솔루션 관계자는 “약 2년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장거리, 고전압, 대수심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시공이 가능해 HVDC 전력망 구축에 최적화한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초고압 변압기와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의 HVDC, 포설선 등 삼각 인프라를 확보한 LS그룹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턴키(설계·시공 일괄) 솔루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호남 지역에서 생산한 해상풍력 전력을 수도권까지 보내기 위해 서해 해저에 HVDC를 설치하는 11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AI 등 기술 발전에 따라 전력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산업군이 집중된 수도권은 전기 부족이 심화하는 반면 그 밖의 지역은 잉여 전력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당초 2036년까지 완공 예정인 목표 시점을 2030년으로 앞당겼으며 내년쯤 민간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HVDC 시장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 퓨처 마켓 인사이트 등 복수의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이 시장 규모는 2025년부터 연평균 5∼10% 성장해 오는 2030년 약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S그룹 관계자는 “미래 전략 산업의 핵심인 전력 기술 리더십을 계속해서 확보해 나가겠다”며 “국가 인프라와 안보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는 사업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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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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