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전쟁 파고, 압도적 경쟁력으로 넘어라 - (16) 두산
유럽최대 건설기계 전시서 호평
조종석 바닥에 닿을듯 붙여 인사
신제품 4종 등 12종 굴착기 공개
AI기반 첨단기술 적용에 큰관심
소형 장비 중심 라인업 지속확장

지난 4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건설기계 박람회 ‘2025 바우마’ 현장. 이곳에 마련된 두산밥캣 부스에서는 굴착기를 비롯한 중장비들이 보여준 데모 쇼(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을 보여주는 시연 행사 또는 쇼)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이번 2025 바우마 야외 전시장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자 묵직한 중장비들이 저마다 가볍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큰 차체에 대형 바퀴를 장착한 휠로더가 버킷(굴착기의 끝에 붙어 흙·모래 따위를 파거나 퍼 올리는 통 모양의 구조물)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뒷바퀴를 모두 지면에서 떼고 앞부분의 두 바퀴로만 하중을 지탱한 채 리듬에 맞춰 앞뒤로 움직였다. 마치 사람이 물구나무를 선 것과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여러 중장비 중에서도 중심을 잡기 쉽지 않은 장비로 알려진 휠로더는 섬세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이어 등장한 로더(흙을 적재하고 옮기는 장비)는 굴착기를 버킷에 태워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이후 로더와 굴착기 여러 대가 휠로더의 움직임에 동참해 한 몸처럼 열을 맞춰 빙글빙글 돌자 관객들 사이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갈채가 나왔다. 전시장에 나온 중장비들은 차체를 앞으로 기울여 조종석 전면부를 바닥에 닿을 듯 바짝 붙인 채 관객들을 향해 인사하며 군무를 마쳤다.
57개국 35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약 6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올해 바우마에서 두산밥캣은 ‘강인한 사람들은 밥캣을 선택합니다’라는 테마로 행사장을 빛냈다. 두산밥캣은 축구장 90개 크기의 전시장에서 가장 높은 곳에 로더를 매단 중장비, 폐차할 차량을 종잇장처럼 구긴 텔레핸들러(크레인과 지게차를 접목한 다목적 장비) 등 ‘작지만 강인한’ 장비의 위력을 뽐냈다.

두산밥캣은 회사의 최대 시장인 북미에 이어 유럽 시장에서 건설 중장비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6000억 원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유럽은 매출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제2의 홈마켓’으로 전체 매출의 15∼20%를 차지한다. 유럽 소형 건설기계 시장은 연간 16만 대 규모로 이 중 굴착기는 약 절반인 8만 대, 텔레핸들러 약 4만 대, 콤팩트 휠로더가 약 2만 대로 추산된다.
두산밥캣은 이번 2025 바우마를 통해 유럽 시장 주력인 신제품 4종을 포함한 12종의 굴착기 모델을 공개했다. 두산밥캣은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형 건설장비인 굴착기를 대거 출품하고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시장을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또 기존 건설·농업을 넘어 재활용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텔레핸들러 부문에서는 전동화 제품인 ‘TL25.60e’ 콘셉트 제품을 전시하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회사 측은 이 자리에서 다양한 전동화 제품, 무인화 기술을 뽐냈다. 유럽 건설 기계 분야 기업 관계자, 바이어들이 총출동하는 플랫폼인 바우마에서 참가 기업들이 전기 및 수소를 활용한 제품, 무인 및 원격 기술,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 등 첨단 시스템이 적용된 신제품을 선보인 상황에서 그간 축적한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전시장을 방문해 두산밥캣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부스를 둘러봤다. 특히 올해 전시회 화두인 전동화 및 무인·원격 장비와 AI 기반 첨단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며 경쟁사들의 제품을 유심히 살폈다. 박 회장은 “스키드 로더와 완전 전동식 건설 장비 등 ‘세계 최초’ 제품을 내놓은 혁신 DNA를 바탕으로 전동화, 무인화는 물론 AI 적용에 이르기까지 기술 혁신을 이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두산밥캣은 2022년 유압 관련 부품을 전부 없애고 100% 전기로 작동하는 완전 전동식 트랙 로더 ‘T7X’를 선보인 바 있다. T7X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지난 2019 바우마에서는 업계 최초로 출시한 1t급 전기 굴착기를 비롯해 다양한 전동화 제품을 전시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원격 조종 시스템 ‘맥스 컨트롤’과 실제 조종석에 앉아 가상현실 속에서 다양한 작업을 체험하는 ‘시뮬레이터’, 무인 콘셉트 로더 ‘로그X’ 등도 차세대 중장비를 대표하는 기술 및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두산밥캣은 전동화 품목을 텔레핸들러 등으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배터리팩 사업에 진출하며 핵심 부품 ‘내재화’도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과 협력하며 로더와 트랙터, 잔디깎이 제품 등에 무인·자율화 기술을 접목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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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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