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온‘킹 오브 킹스’ 장성호 감독, 제작과정 밝혀
820억원 수익…‘기생충’ 제쳐
“기획부터 철저한 현지화 전략
분야별로 전문가와 소통하고
각본도 미 관객에 걸맞게 윤색”
국내선 내달 16일 개봉 예정

“실패가 허락되지 않는 기획을 했습니다.”
예수의 생애를 다룬 영화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오른쪽 사진)로 북미에서 6000만 달러(약 820억 원)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기생충’을 제치고 한국 영화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세운 장성호(왼쪽) 감독 겸 모팩 스튜디오 대표가 이 같은 성공 비결을 제시했다.
장 감독은 18일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개막한 ‘2025 콘텐츠산업 포럼’(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에서 ‘넥스트 K를 향한 글로벌 협력 사례’ 기조 발제자로 나서 ‘킹 오브 킹스’의 제작 과정을 밝혔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단편 ‘우리 주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장 감독은 “북미 시장은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거장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명작을 내놔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곳”이라며 “투자자를 고려해 실패가 허락되지 않는 기획을 했다. 저작권 시한이 만료된 원작을 찾아봤고, 미국 시장에서도 실패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기독교 콘텐츠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해외 시장에서 안정된 흥행을 위해 현지에서 인정받은 전문가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킹 오브 킹스’에는 디즈니 출신 캐스팅 디렉터인 제이미 토머슨을 비롯해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오른 롭 에드워즈 작가, 북미 기독교 콘텐츠 마케팅 전문가 밥 엘더 등이 참여했다.
장 감독은 “어떤 시장이든 메인 스트림(중심부)으로 들어가야 하고, 할리우드에서 일하면서 사귄 좋은 인맥들이 그 바탕이 됐다”면서 “2주간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회의를 했다. 한글로 이 작품의 의도와 목적을 설명하면 롭이 글을 썼고 배우들이 시연을 했다. 북미 개봉을 겨냥해 미국인들이 들어도 어색하지 않도록 윤색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킹 오브 킹스’는 한국적 스토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던 시기를 넘어, 처음부터 글로벌 협력을 통해 현지화시킨 ‘맞춤형’ 전략의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장 감독은 “여러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브로커를 통해 단계를 거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성공을 위해서는 다이렉트로 핵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킹 오브 킹스’는 디킨스가 막내아들 월터와 함께 2000년 전 예수의 삶을 따라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7월 16일 개봉하는 국내판에서는 배우 이병헌, 이하늬, 진선규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는다.
안진용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