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플래닛랩스가 공개한 이란 중부 포르도 핵시설 위성사진. AFP 연합뉴스
지난 13일 플래닛랩스가 공개한 이란 중부 포르도 핵시설 위성사진. AFP 연합뉴스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전격 타격한 이란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 핵개발의 ‘심장부’라 불리는 곳이다. 지하 90m 아래 깊이 요새화돼 있어 이스라엘 무기로는 피해를 입히기 어렵지만, 미국의 ‘벙커버스터’로는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외신들은 “미 폭탄만이 공격할 수 있는 곳”이라고 보도해왔다.

BBC·도이체벨레(DW)·CNN 등에 따르면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약 96㎞ 떨어진 곰주의 산악 마을 포르도 근처 지하에 마련돼 있다. 공식 명칭은 ‘샤히드 알리 모하마디 핵시설’로, 알자지라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군사시설 용도로 애초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전했다. 험준한 외딴 산악지대 깊숙한 곳에 위치해 공습에 대비하기 쉽다. 지하 단지로 연결되는 입구 터널도 6곳이나 된다.

공습이 있다 해도 지하 80~90m 깊이에 메인 시설이 위치해 이스라엘이 가진 폭탄으로는 타격이 어렵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이 가진 무기로는 10m 이하 깊이에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피해를 입히려면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GBU-57 폭탄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은 이날 B-2 스피릿 전략폭격기를 전개, 벙커버스터 6개를 이 시설에 투하했다고 밝혔다. 벙커버스터가 약 18m 두께의 콘크리트나 61m 두께의 지표면을 뚫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같은 자리에 연속 투하해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곳을 전격 타격한 이유로는 포르도 핵시설의 상징성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포르도 핵시설이 계속 가동될 경우 현재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60% 농축우라늄으로 무기급인 90% 농축우라늄 233㎏을 3주 만에 만들어낼 수 있다. 핵무기 9기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이다. 규모도 상당하다. 이란 당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2009년 10월 포르도 시설의 존재를 인정하며 원심분리기 3000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라 밝힌 바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미국의 공습에서 사용된 무기들을 가리켜 “포르도 및 이와 유사한 시설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설계된 것들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다른 지역을 공격하는 데는 총 3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NYT는 “이 지역들이 파괴됐다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수년간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아 기자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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