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통한의 18번홀’… 투어 첫승 또 좌절

 

웨지 바꾼 두번째샷 실수 이어

2m짜리 파 퍼트마저도 실패

브래들리에 역전 우승 허용

 

DP월드서 7승 ‘유럽 골프 간판’

PGA는 159회 출전에도 무관

울고 싶어라…

울고 싶어라…

잉글랜드의 토미 플리트우드(왼쪽)가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이랜즈에서 열린 PGA투어 특급대회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 홀에서 자신의 준우승이 확정되자 고개를 떨구며 괴로운 감정을 애써 감추고 있다. AP 연합뉴스

‘무관의 강자’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159번째 출전에서도 결국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플리트우드는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이랜즈(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올해 마지막 특급대회인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2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를 친 플리트우드는 키건 브래들리(미국·15언더파 265타)에게 역전을 허용해 다시 한 번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러셀 헨리(미국)와 공동 준우승이다.

플리트우드는 유럽을 기반으로 하는 DP월드투어에서만 7승을 거둔 유럽 골프의 간판. 하지만 PGA투어에서는 정작 우승이 없다. 이 대회까지 159차례나 출전했으나 우승 없이 준우승 6회, 3위 5회 등 28개 대회에서 톱5에 들었다.

이번 준우승까지 플리트우드의 톱10 진입은 총 42회로 늘었다. PGA투어가 1983년 통계를 공식으로 낸 이후 최다 톱10 진입 부문 1위 기록이다. 2위인 브렛 퀴글리(미국)의 34회(408회 출전)를 크게 앞선다.

플리트우드는 올해 자신의 첫 승 도전을 위해 오랫동안 사용했던 블레이드형 퍼터를 대신해 투어의 많은 우승자가 사용하는 말렛형 퍼터로 교체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미니 드라이버를 골프백에 넣었고, 4번 아이언 대신 9번 우드도 챙겼다. 하지만 이번 주에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플리트우드가 1타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18번 홀(파4)이 승부처였다. 플리트우드는 티샷을 페어웨이 가운데로 잘 보냈으나 두 번째 샷을 앞두고 웨지를 바꿔 든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결국 플리트우드는 뒤땅을 쳐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6피트 8인치(약 2m)의 파 퍼트도 넣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브래들리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5피트 8인치(1.73m)의 버디 퍼트를 그대로 넣었다. 둘의 순위가 바뀌는 투샷스윙의 순간이다. 브래들리는 앞서 9번 홀(파4)에서 64피트 3인치(19.6m)의 버디 퍼트를 성공해 플리트우드와 공동 선두가 돼 압박에 성공한 것도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선 결정적 순간이었다.

브래들리는 개인 통산 8번째 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 결과로 브래들리는 360만 달러(약 49억55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플리트우드는 176만 달러(24억2300만 원)의 공동 준우승 상금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특히 오는 9월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단체대항전인 라이더컵을 앞두고 열린 사전 대결 성격의 우승 경쟁에서 미국의 단장인 브래들리가 유럽의 핵심 선수인 플리트우드를 상대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의미도 담을 수 있다. 브래들리가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갤러리를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환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플리트우드는 “나쁜 샷을 많이 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몇 가지 나쁜 결정이 있었다. 이게 내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지금은 속상하고 화가 나지만 상황이 진정되면 긍정적으로 배울 점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브래들리는 “계속 쫓고 또 쫓았는데도 하루 종일 뒤처져 있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순간에 중요한 퍼팅을 성공했다”고 우승 비결을 꼽았다.

한국 선수 중에는 마지막 날 3타를 더 줄인 안병훈이 7언더파 273타 공동 14위로 최고 성적을 냈다. 나란히 3타씩 잃은 김주형과 임성재는 각각 이븐파 280타 공동 45위, 4오버파 284타 공동 61위로 마쳤다.

오해원 기자
오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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