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사회적 대책’ 촉구
초중고생 안타까운 죽음 증가
학교·사회·정부 협업 강화해야
‘부산 여고생 3명 동반 사망 사건’ 파장이 확산하면서 청소년 자살 문제에 대응할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소년 자살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놓인 만큼 자살 정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볼 대통령 직속 자살예방위원회 설치 등 국가적 거버넌스(의사결정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23일 교육계 등 전문가들 사이에선 청소년 자살을 개인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학교·지역사회·정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청소년 자살엔 개인 정신적 문제 외에도 사회·경제적 상황과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다층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 초중고 학생 자살 사망자 수는 21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생 10만 명당 자살자 수도 2015년 1.53명에서 2023년 4.11명으로 늘었다.
자살 예방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 부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거버넌스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자살 대응 주축은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다. 대통령 직속 자살예방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컨트롤타워를 통해 각 부처 간 협업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을 지낸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 관련 정부 예산도, 인력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자살예방위원회 등이 주축이 돼 정책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자살위험군 학생 등을 고려한 “정서행동 위기 학생을 위한 지원 강화”를 언급한 바 있다. 교육부, 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청 등 범부처 차원의 비상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교육청·지방자치단체·보건소·지역 상담센터가 협업해 정서위기 학생 긴급 대응팀을 운영하는 등 대응체계 강화도 필요하다. 학교현장도 자살위험군 학생들을 집중 지원하기 위한 위기 학생 관리 체계 강화가 요구된다.
이동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고립 등이 한국사회에 쓰나미처럼 덮쳐오면서 정서적으로 가장 취약한 청소년들이 (자살)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라며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정부와 지역사회 차원에서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김린아 기자, 조언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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