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청산 최우선 과제 ‘軍 개혁’…64년 만 문민 장관
입각 시 창군 이래 첫 ‘방위병 출신’ 장관 …일병 전역
軍에 대한 문민통제 위한 제도 개선 본격화할 듯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첫 장관 인선을 단행한 가운데, 대선 공약으로 약속한 첫 문민 국방부 장관에 5선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발탁했다.
이 대통령의 문민 국방장관 발탁은 예비역 장성이 독점해 왔던 국방부 장관직에 직업 군인 출신이 아닌 인사를 앉혀 군 조직의 폐쇄성을 완화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국방부 장관을 군인 출신이 아닌 민간인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안규백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을 거친 5선 의원이다. 안 후보자가 국방장관에 최종 임명되면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이 탄생한다.
안 후보자는 군 간부 처우 개선, 방위산업 발전 지원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국방·안보 정책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상계엄 시국 때는 당내 계엄상황실장,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위원장 등을 맡았다.
대통령실은 그의 인선 배경으로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이 ‘불법계엄’에 동원된 데에는 민주국가의 군에 대한 작동 원리인 문민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 3월 열린 ‘국방안보위협 및 대응방안 컨퍼런스’에서 “우리 군이 제복입은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면서 “반헌법적 명령을 분별하는 능력조차 부재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내란을 역사의 반면교사로 삼아, 기계적·절차적 문민화를 넘어 실질적 문민화를 이룩해야 할 시대적 과제가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장관 취임 후 군의 자율성 훼손과 군의 정치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미국의 사례처럼 현역 장성이 전역 후 7년 정도 지나야 예비역 장성 등이 임명하도록 하는 법규 개정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혹은 예비역이 임용된 국방부 국장·과장급 주요 직위에 대해서도 문민화 필요 직위를 식별해 문민 임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자가 장관이 될 경우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첫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된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1공화국의 이기붕(2대 국방부장관) ·김용우(6대), 2공화국의 현석호(9·11대)·권중돈(10대) 장관 등이 민간인 출신이었으나, 1961년 5·16 이후엔 계속 소장(권영해 전 안기부장)을 제외하고 중장·대장급 장성 출신들이 국방부 장관을 맡아왔다.
안 후보자는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83년 11월 육군 방위병으로 입대해 제35보병사단 예하 제105보병연대에서 1985년 8월말까지 약 22개월 복무한 뒤 일병으로 전역한 기록이 있다. 안 후보자는 약 22개월 군복무한 방위병이었다.방위병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존재하던 대한민국의 전환, 대체복무제도다. 1995년 1월 1일 방위소집제도는 상근예비역 및 사회복무요원이 신설, 시행되면서 폐지됐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방부 장관에 입각하면 창군 이래 최초의 ‘방위병 출신’ 국방장관으로 입성하게 된다. 안 후보자의 세 아들은 모두 육군(장남·삼남)과 해병대(차남)에서 현역 복무 후 병장으로 제대했다.
1961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안 후보자는 광주 서석고와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성균관대 무역대학원에서 무역학 석사를 수료했다.
안 후보자는 1988년 평화민주당 공채 1기로 정치에 첫발을 들였고 이후 15대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 조직국장, 16대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17대 대선 선대본부 조직본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 19대 총선에서 동대문갑 지역에 출마해 당선된 뒤 22대 총선까지 내리 당선된 5선의 중진 의원이다.
안 후보자는 20대 국회 초반 국토교통위원회에 몸담은 것을 제외하곤 임기 내내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국방·안보 정책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2·3 비상계엄 시국 때 민주당 계엄상황실장,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위원장 등을 맡아 활약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을 국방위에서 활동해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라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