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짐머만과 협연
26~27일 베토벤 곡만 구성
28일 라벨 등 걸작들 소개


1842년 창단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뉴욕필하모닉(뉴욕필)이 11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거장 에사페카 살로넨(핀란드 국적)의 지휘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폴란드)과 협연해 오는 26∼27일 오후 7시 30분 각각 아트센터 인천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의 주요 협주곡과 교향곡을 선보인다. 마지막 날인 28일(오후 5시)에는 협연자 없이 라벨, 드뷔시, 베를리오즈가 남긴 프랑스 음악사의 걸작들을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한다.
뉴욕필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세계 초연한 것을 비롯해 바그너, 브루크너 등 대가들의 작품을 미국 무대에 처음 소개하며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구스타프 말러, 레너드 번스타인, 주빈 메타, 쿠르트 마주어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며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고, 오는 2026년에는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취임을 앞두고 있다.
여러모로 이번 한국 공연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뉴욕필의 첫 내한은 1978년이었고, 가장 최근 내한한 것은 2014년이었다. 짐머만은 무려 22년 만의 예술의 전당 무대인데 그가 미국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 역시 2009년 이후 처음이며 뉴욕필과도 1996년도 공연 이후 약 30년 만이다. 짐머만은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한 미국에서 연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2009년에는 LA 월트디즈니홀에서 마지막 곡을 남겨둔 상황에서 잠시 침묵 후 ‘미국이 폴란드에 대한 군사 정책을 그만두지 않는 한 미국에선 연주하지 않겠다’고 또 한 번 선언하는 돌발행동을 했었다. 마티아스 타르노폴스키 뉴욕필 CEO는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 것이 아닌 만큼, 이번 프로그램에 특별히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뉴욕필이 지닌 깊고도 폭넓은 예술성을 보여주고 싶었고, 지휘자 살로넨과 솔리스트 짐머만의 음악성 역시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26∼27일 프로그램은 전부 베토벤으로 구성됐다. 짐머만이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을 협연하고, 이어서 교향곡 제3번 ‘영웅’(Eroica)을 연주한다. 타르노폴스키 CEO는 “고전 및 낭만주의 레퍼토리에서의 예술성을 잘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28일 공연에는 20세기 프랑스의 두 역작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과 드뷔시의 ‘바다’, 19세기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이 연주된다. 타르노폴스키 CEO는 이 역시 “섬세하고 아름다운 연주가 될 것이며, 살로넨은 이 음악의 아주 탁월한 해석자”라고 언급했다.
공연에 앞서 타르노폴스키 CEO와 살로넨은 25일 서울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더욱 상세한 내한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이민경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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