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소멸 극복 현장을 가다 - 경기 가평·연천군

연천=김준구 기자 kimjunku@munhwa.com

극심한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경기 가평군과 연천군이 ‘디지털 관광주민증’ 제도를 도입하면서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24일 가평군에 따르면 군은 한국관광공사의 생활인구 유입사업인 ‘디지털 관광주민증’ 발급자 수가 지난해 6월 사업을 시작한 이후 1년여 만인 이달 10일 현재 14만1488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6만2143명인 가평군 인구 대비 2.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시기, 연천군 또한 발급자 수가 15만1907명에 달해 군 인구수(4만1066명)의 3.7배에 육박하는 실적을 거뒀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인구감소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의 관광 활성화와 체류인구를 늘리기 위한 사업이다. 해당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체험·관람·음식점·숙박 등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명예 주민증으로, 지역주민을 제외하고 누구나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소지한 지역 방문 관광객에게 요금 할인 등 지역주민에 준하는 관광 혜택을 제공해 지역과 방문객 간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생활인구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와 외국인등록인구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월 1회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사람을 말한다. 관광객이 지역별 혜택 제공업체를 방문해 관광주민증을 제시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평군에서 현재까지 가입된 혜택 제공업체는 테마파크와 놀이공원, 관광지, 식당 등 28곳에 달한다. 가입업체 대부분이 이용요금의 10∼20% 정도 할인 혜택을 준다. 연천군 또한 디지털 관광주민증 혜택 적용이 가능한 곳이 현재까지 공방과 체험농장, 오토캠핑장, 카페 등 16군데에 이른다.

지역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자체들은 디지털 주민증이 체류인구의 증가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역 내 전체 서비스 업종에서 소비 증가가 이뤄져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기 때문이다. 이들 지자체는 지역축제나 경기도체육대회는 물론, 다른 지역 축제와 박람회 등에서도 디지털 관광주민증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천군 관계자는 “가입자 수가 늘어날수록 우리 지역을 찾는 인구가 늘면서 지역소멸 위기도 막고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하철 1호선이 연천까지 연장되면서 주요 관광지 개발과 시티투어버스 운행 등 관광객을 위한 인프라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준구 기자
김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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