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소멸 극복 현장을 가다 - (1) 발상의 전환, 생활인구를 늘려라

 

각 지자체 지역소멸 극복방안

‘체류 + 등록인구’ 유치에 사활

 

‘서퍼들의 성지’로 이름난 양양

등록인구 比 체류인구 28.2배

 

카드사용액… 체류 > 등록인구

지역경제활성화 효과로 나타나

 

강원도, 추천 여행지 정보 제공

숙박 등 할인 ‘생활도민증’ 발급

서핑 명소로 유명한 강원 양양군 현남면 죽도해수욕장이 파도를 즐기는 서퍼들로 가득 차 있다. 양양군청 제공
서핑 명소로 유명한 강원 양양군 현남면 죽도해수욕장이 파도를 즐기는 서퍼들로 가득 차 있다. 양양군청 제공

양양=이성현 기자, 전국종합

“예전에는 해수욕장 관광객이 여름 휴가철에만 몰렸지만, 이제는 서핑을 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사계절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서퍼(Surfer)들의 성지로 유명한 강원 양양군 현남면 죽도해수욕장 앞에서 서프숍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지난 현충일 연휴부터 무더위와 함께 서퍼들의 발길과 강습 문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이날 찾은 죽도해수욕장은 아직 공식 개장 전임에도 서퍼들과 가족단위 관광객으로 붐볐다. 죽도해수욕장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현북면 기사문해수욕장도 웨트슈트를 입은 서퍼들이 해변을 따라 늘어서서 파도를 즐기고 있었다.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대안으로 생활인구(등록인구+체류인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가 지난해 3분기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 수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생활인구는 등록인구(외국인 포함)뿐만 아니라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횟수가 월 1회 이상인 사람으로 구성된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3분기 생활인구 산정 결과 강원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강원도 내 인구감소지역 12곳의 등록인구(47만7337명) 대비 체류인구(438만8959명) 배수는 9.2로 전국 1위를 기록했는데 이 기간 전국 평균은 5.2배였다.

시군구별로는 인구 2만8000여 명에 불과한 양양군이 7·8·9월 모두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8월에는 79만1737명이 방문해 체류 인구가 등록인구(2만8067명)보다 28.2배에 달했다. 강원 고성(24.6배), 경기 가평(22.4배)이 뒤를 이었다. 강원 지역에서는 양양과 고성을 비롯해 평창(17.5배), 정선(14.2배), 홍천(12.1배) 등 상위 10위 내에 5개 지역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지역은 서울~양양 고속도로 등 교통망 확충에 따라 접근성 개선과 함께 특화 관광자원으로 입소문을 타며 관광객이 늘고 있다. 양양은 국내 대표 서핑 명소로 인기가 많고 고성군은 각종 방송에 소개되며 유명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평창과 정선 등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높아진 인지도와 함께 산악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생활인구 확대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월별 강원도 체류인구의 신용카드 사용액 비중은 7월 59.2%, 8월 66.7%, 9월 56.7%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7월 45.1%, 8월 49.7%, 9월 46.9%로 집계됐다.

강원도 관계자는 “체류인구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등록인구 사용액을 넘어선 것은 체류인구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강원도는 더욱 공격적인 생활인구 유입책을 내놓고 있다. 올해부터 시군 및 강원관광재단과 함께 매달 ‘이달의 추천 여행지’를 2곳씩 선정 발표하며 다양한 즐길거리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 5월부터 타 시도 거주자를 대상으로 도내 숙박, 식음료, 체험, 관광시설 등 제휴처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강원생활도민증’을 발급하고 있다.

다른 광역단체들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생활도민증 제도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전남도는 2022년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 가입자 모집을 시작했고 전북도는 전북사랑도민증, 제주도는 출향민에게 제주도민증을 발급하고 각종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성현 기자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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