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첨단 무기를 동원한 미국의 전격 개입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던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국면이 돌연 진정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모두 축하합니다!”(CONGRATULATIONS TO EVERYONE!)로 시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SNS로 양국 간 휴전 합의 착수는 그간 국제사회에서 목격돼 온 ‘화해 문법’과는 완전히 달라 향후 전개 양상에 관심이 쏠린다.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기로 하는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현재 진행 중인 최종 임무를 마치고 철수한 후 약 6시간 후에 (휴전이) 시작된다”라고 적었다.
해당 글 작성 이후에도 6시간 정도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예컨대 서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폭격을 시도하는 등 충돌을 할 수도 있다는, 휴전 합의 발표라고 볼 수 있는지 싶은 상황 설명을 부연한 것이다.
이번 사태를 ‘12일 전쟁’이라고 명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 먼저 휴전을 시작한 뒤, 12시간 후 이스라엘이 휴전하며, 24시간 후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난다’라는 덧셈 문제 같은 시간표를 제시했다.
이는 그간 통상적인 휴전·종전 흐름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쪽의 항복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 ‘교전 소강’, ‘휴전 임박’, ‘협상 시도’, ‘합의 초안 검토’, ‘안보내각 소집해 휴전안 논의’ 같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던 그간과는 완전히 다르다.
백악관을 밀착 취재하는 미국 주요 언론을 비롯해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란 측 그 어디에서도 트럼프 SNS 게시글 전 ‘이스라엘과 이란 당국자가 물밑에서 휴전과 관련한 의견 교환을 시도한다’는 등의 전세 판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이번 이스라엘·이란 분쟁에서 미국의 경우 ‘전쟁 참전 당사국’으로 보는 시각(뉴욕타임스)도 있다.지하 시설물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최신식 ‘벙커버스터’를 이란 핵시설에 투하하거나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 기지를 향한 미사일 공습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휴전 협상 당사국’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미국 우선주의’와는 배치될 수 있는 핵시설 공습과 관련,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에 따라 이스라엘과 이란 간 확전 차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미언론들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일종의 외교적 성과가 필요했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NBC방송은 “이란과 장기적 분쟁 종식을 논의하고 싶다”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언급 등을 토대로 트럼프 정부의 대화 지속 의지에 방점을 뒀다.
이종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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