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시절에 낸 ‘통일 교과서’

北 통일 선전·선동 내용 담아

 

與, 송미령 농림 유임 우려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노총 위원장 시절 민주노총이 발간한 ‘통일 교과서’에 북한의 3대 세습과 핵 개발을 옹호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관련해서는 여권 내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맡아 통일 교과서에 발간사를 작성했다. 이 교과서에는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가장 훌륭한 지도자를 후계자로 내세운 것” “북한이 핵을 보유한 과정 그리고 지금 북한이 주장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 등의 문구가 들어갔다. 당시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자유청년연합은 김 후보자를 포함한 민주노총 간부 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자유청년연합은 “통일 교과서가 6·25전쟁을 남한의 단독선거와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전민중적 항쟁에서 시작됐고, 미국의 개입으로 확장돼 성격이 다른 전면 전쟁으로 발전한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며 “북한의 통일 선전·선동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은 고발장 접수 후 7년 만에 김 후보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재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처리 등 친노동정책 추진에 치우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장관이 부임하면 기업에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각종 친노동이 산발적으로 추진될 수 있어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내 상대적 온건파로 분류되고, 기업과 노동계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노사정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져온 민주노총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 장관 유임에 여권 내에서 우려가 확산하자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를 방문해 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과 긴급 정책협의를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해오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일관되게 반대했고,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문진석 민주당 운영수석부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 만찬에서) 일부 우려가 있다고 말씀을 드렸고, 대통령은 탕평 인사로 봐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송 장관이) 양곡법에 대해 ‘새 정부의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매우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대영 기자, 윤정아 기자
김대영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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