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경북 구미 떠나 경기 의정부로 이전한 남자부 KB손해보험 이후 8년 만
배구 인프라 밀집된 수도권 떠나 부산·경남 지역 엘리트 배구 활성화 기대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이 2025∼2026시즌부터 부산을 연고로 경기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연맹 대회의실에서 제21기 7차 이사회를 열고 OK저축은행의 연고 이전 등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OK저축은행은 경기 안산을 떠나 부산으로 연고 이전 추진 안건을 상정했고, 남녀부 14개 구단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지난달 부산과 연고 이전에 대한 최종 조율을 마친 데 이어 이달 안산과 연고 이전 의견 전달, KOVO 이사회의 최종 승인까지 연고 이전을 위한 모든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당장 새 시즌부터 새 연고지에서 경기하는 만큼 연고 이전 작업도 곧바로 시작된다.
V리그의 연고 이전은 2017∼2018시즌을 앞두고 경북 구미를 떠나 경기 의정부로 옮긴 남자부 KB손해보험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KB손해보험도 이사회 승인 후 곧바로 새 연고지에서 경기했다.
이사회 후 취재진과 만난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은 “연고 이전을 추진한 것은 두 가지 이유다. 수도권에 편중된 프로배구의 기반 확대와 함께 모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더 큰 시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권 단장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연고 이전은 2019년 여름 부산에서 남자부 4개 팀의 써머매치가 시발점이다. 이후 꾸준하게 부산과 대화하며 연고 이전을 위한 작업을 이어왔다. 이 기간 남녀 프로농구가 부산에 가세하며 체육관 논의로 잠시 미뤄지기도 했으나 지난해 급물살을 탔다.
권 단장은 “다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오는데 역으로 지방으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부산시의 적극적인 협조에 정체된 한국 배구를 위한 긍정적 도전의 용기를 냈다”면서 “그동안 연고 이전의 역사를 보면 좋은 결말이 없었으나 안산과는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안산의 배구팬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든 팀을 떠나보내는 안산의 배구팬을 위한 특별한 계획도 있다. 반대로 생활체육인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던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을 내줘야 하는 부산시민을 위한 계획도 세웠다. 이와 관련해 권 단장은 “OK저축은행 배구단을 오랫동안 사랑해주신 분들을 계속 팬으로 모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며 “부산의 생활체육인을 위해 비시즌에 체육관을 사용하게 하는 등 혜택도 부산시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구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을 떠나 지방으로 가야 하는 만큼 선수단의 반응도 중요하다. 권철근 단장은 “생각보다 선수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현재로서는 연고 이전을 걱정하거나 부정적인 분위긴 없다”면서 “2, 3년 뒤에는 클럽하우스도 연고지인 부산으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모기업 의존도 낮추기를 위한 과감한 도전은 부산시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이라는 것이 OK저축은행의 설명이다. 임성순 OK저축은행 마케팅팀장은 “부산시뿐 아니라 부산에 있는 크고 작은 기업과 긴밀하게 스폰서십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관중 수입 역시 경기당 3000명 이상을 목표로 다양하게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2025시즌 V리그 남자부 평균 관중은 1948명이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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