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스라엘의 종전으로 24일 코스피는 2.9% 올라 3103.64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800선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은 1357원으로 낮아졌고 국제 원유도 배럴당 65달러 내외로 13% 넘게 내렸다. 시장에 안도감이 퍼지면서 주요 경제지표가 중동 무력 충돌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강자의 위상을 회복했다. 중국의 관세 맞불에 물러서고, 미국 내 노킹(No King) 시위와 TACO(Trump Always Chinckens Out)로 조롱받던 처지에서도 일단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당장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다음달 9일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았다. 이미 철강 50%, 자동차가 25% 품목 관세를 무는 데다 25% 상호관세까지 부과되면 대미 수출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톱 다운 방식의 ‘줄라이 패키지’가 현실적 해법으로 꼽히지만 한·미 정상이 만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은 더 심해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주말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의 중국 현지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공급을 제한하는 방침을 통보했다. 중국이 6개월 시한부로 희토류 수출을 해제한 데 대해 반도체 장비 통제로 맞대응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미·중 관세전쟁이 재연되면 한국과 대만이 가장 큰 유탄을 맞을 수 있다.

나토 정상들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올리고 유럽 주둔 미군의 재배치에 합의했다. 유럽 방위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역사적 합의다.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도 미국이 압박 중인 ‘GDP 5%’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연일 “동맹국들이 안보는 미국에 의지하고,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은 더 이상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선 순위인 중국 억제를 위해 주한미군 감축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란-이스라엘 종전으로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등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지만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북핵 문제를 변칙으로 해결할 가능성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막강해진 만큼 관세와 국방비 등 전방위 후폭풍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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