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주택 정책금융 현황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부동산 정책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60%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집값 상승 요인으로 정책대출 급증을 지목하면서다. 정책대출은 디딤돌·버팀목 대출, 신생아 특례 대출, 특례보금자리론 등 지난해 말 기준 914조 원에 달한다. 저금리 대출이어서 전체 주택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어 28%에 이른다. 국토교통부 산하의 주택도시기금을 재원으로 해 DSR 적용을 받지 않는 것도 문제다.

한은은 2020∼21년 전세대란과 2023년 특례보금자리론 사태 배경에는 한때 월 4조 원씩 급증한 정책대출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정책대출이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주택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대출에도 DSR 규제를 하자는 지적이 쏟아졌으나 국토부 반발로 번번이 물거품이 됐다. 국토부는 “정책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버텼다. “인기 지역에 정책대출 대상은 별로 없다”며 집값과의 연계성도 부인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조차 “표면적으로 서민 보호지만 실제로는 갭투자와 투기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비판한다. 전세 대출의 경우 5년간 286조 원 중 80%가 수도권에 집중됐고 상위 30%의 고소득층에 63.7%나 나갔다. 주택도시기금도 공공임대 위주의 본래 기능을 잃어 가고 있다.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공급 확대가 효과적이지만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10년 이상 걸린다. 한은이 제안한 대로 수도권 정책대출부터 DSR 60%를 적용하고 도심 재개발 관련 규제 등을 풀어 핀셋식 공급 확대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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