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NATO) 32개국이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증액하기로 합의한 것은, 세계가 신냉전과 군비 증강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공식화하는 신호탄이다. 때맞춰 한국과 나토가 방산협의체를 신설키로 한 것도 의미가 크다. 이재명 대통령을 대신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5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한-나토 파트너십을 강화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양측은 국장급 방산협의체를 가동하며, 한국이 나토의 차세대 전력(戰力) 개발 프로젝트에도 참여키로 했다.

같은 날 나토는 정상(頂上) 선언을 통해 GDP 대비 5% 국방비 지출을 초고속으로 이행할 것을 약속하고, 이를 ‘역사적인 결정’으로 규정했다. 이번 합의는 2014년에 제시됐던 2%의 2.5배 수준이고 반세기 전 미·소 냉전기에 서방 주요국들이 지출했던 수준과 비슷하다. 예상보다 신속히 합의가 이뤄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히 요구해온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에도 같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어 한국 역시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방예산은 61.2조 원으로 GDP의 2.32% 수준인데, 유럽처럼 10년 내로 2배 이상 국방 관련 비용을 늘려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추세와 상황이 이렇다면, 이를 잘 활용해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삼는 일이 중요하다. 1970년대 중동전쟁 여파로 오일쇼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중동 건설시장 진출 기회로 이용해 전화위복으로 삼았던 일이 있다. 이번엔 러·우 전쟁, 중동 사태 등으로 방위산업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K-방산 수출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핵무기와 최첨단 전략무기를 제외한 일반 무기 분야에서 한국은 이미 방산 강국이다. 최근 폴란드 등에 K-9 자주포 등을 수출한 K-방산이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다. 2020∼2024년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의 점유율이 2.2%로 10위를 오르내린다. 사계절 적용되는 무기 체계와 신속한 납품 및 AS 등이 최대 강점이다.

방산 4대 강국 진입은 이 대통령의 공약이다. 민·관의 원팀 협력이 필수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수출 심의와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방산 기술력 제고를 막는 최저가 입찰 방식도 개선하는 등 강력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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