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규 ‘깃털’, 130×250×30㎝, 스테인리스스틸, 2025.
조진규 ‘깃털’, 130×250×30㎝, 스테인리스스틸, 2025.

‘K-팝 데몬 헌터스’가 온라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한다. 우리 문화의 저력을 보여준 K-팝의 영향력이 실제로 지대하긴 한 모양이다. K-팝 아이돌에 한글, 김밥, 라면…. 소재와 이미지들이 익숙한데, 할리우드 작품이라니 묘하다. 뭐든 ‘K’ 이니셜만 붙이면 흥행 성공이라는 말이 빈말은 아닌 것 같다.

우리에게는 사소하고 단순하게 보여 간과했는데, 그런 데서 감동적 서사를 뽑아낸 데 박수를 보낸다. 갤러리 ‘아트앤네이처’에서 만난 조각가 조진규가 일찍부터 비유적으로 역설해온 메시지이기도 하다. 단순한 깃털 이미지를 통해 재현을 넘어 시적 환상까지 불러일으킨다. ‘가벼움’의 은유는 이제 클리셰일 뿐이다.

조류의 비행과 보온에 최적화된 피갑의 질서와 은빛의 리듬은 재료의 한계를 초월하여 비상하는 듯하다. 작가는 감미롭고도 나직한 목소리로 묻고 있다. 떠다니는 우리 인생이 바람을 거스를 수 있냐고 말이다. ‘포레스트 검프’에서 보았던 허공을 부유하는 깃털의 모습이 연상된다. 여운과 인상이 오래 남는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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