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의 상호관세 유예 기한 만료를 일주일 남기고 미국의 막판 대공세가 거칠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관세 유예를 더 연장할 필요 없다”고 선을 긋고 “모든 국가에 서한을 보내고 25∼50% 또는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금주 내 통보할 우려가 커졌다. 특히 7차례 장관급 협의에도 진전이 없는 일본을 지목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백만 대의 차를 수입하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다,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그 다음날에는 SNS에 “일본은 대량의 쌀 부족을 겪고 있는데도 미국산 쌀을 수입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 글을 올렸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함께 한국산 차를 콕 집어 “미국산보다 관세가 낮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다. 무역확장법에 따라 이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부과하는 25% 품목 관세에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자동차는 전체 대미 수출 중 35.7%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품이다. 품목관세가 처음 부과된 지난 4월에는 대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6% 줄었고, 5월에는 27% 급감하는 등 악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품목관세에 이어 25%의 상호관세까지 이중 적용되면 한마디로 재앙이나 다름없다. 사실상 대미 수출이 막히게 된다.

마침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8일 방한해 조속한 한미 정상회담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우선 목표는 상호관세 발효를 늦추는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톱다운 담판을 할 때까지 ‘줄라이 패키지’ 유예를 받아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석유를 갖고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다음 목표는 영국처럼 자동차·철강 품목관세를 10%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를 걸었고,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와도 관세 협상을 벌였다. 한미 정상회담 전에 상호관세를 일방 통보한다면 동맹국에 대한 외교적 예의가 아니다. 한국도 조선·원전 협력, 미국산 석유 수입 확대,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 참여 등의 카드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정부 역량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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