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기업 독소 조항이 추가된 ‘더 세진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확실해졌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3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키로 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까지 동원해 저지했던 국민의힘도 전향적 검토 운운하며 수용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보완 입법이라도 병행해 달라는 재계 요구는 ‘선(先)시행-후(後)보완’ 방침에 따라 묵살됐다. 무기력한 야당 책임도 크다. 문제는 소액 주주만 노린 포퓰리즘 입법이 기업에 족쇄를 채우고, 엄청난 추가 부담을 안기게 됐다는 점이다. 그 후유증은 기업 경쟁력 약화와 고용 위축 등으로 이어진다. 한시바삐 보완책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7단체는 지난달 30일 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입법 재검토를 호소했으나, 오는 3일 국회 본회의 처리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받은 셈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에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의 의결권 3% 제한 등이 추가됐다. 민주당은 배임죄 완화 등 일부 보완할 뜻을 밝히긴 했다. 경영진이 합리적으로 경영상 판단을 내린 경우 책임을 묻지 않도록 명문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상법 개정 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수정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보완을 언제 어떻게 할지는 미지수이고, 기업은 자구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과감한 투자 결정이 어려워지고, 소송 남발과 헤지펀드 공격 등에 대비해 엄청난 비용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상법 개정안이 코스피 5000시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권은 기대한다. 그렇지만 배당이익 분리과세 등 증시를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부양책도 많다. 적용 기업이 훨씬 적은 자본시장법 개정도 고려할 대안의 하나다. 입법 과정에서 문제가 예상되면 미리 보완하는 게 정도(正道)다. 일단 시행해 보고 보완하자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자는 주장에 불과하다. 이 대통령은 이미 배임죄 폐지·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서둘러 보완책이라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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