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을 흔들어 세상을 바꾸려 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달 27~28일 천안에서 열린 한국상사법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에 대한 법학자들의 논쟁이 이어졌다. 국내 최고 상법 전문가로 손꼽히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좌담회에서 “상법이 개정되면 결국 무익한 소송이 이어져 한국의 경제적 에너지를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이 낳을 ‘후폭풍’에 대한 재계와 학계의 우려가 증폭하고 있다. 상법 개정 움직임에 지주사 등 일부 기업의 주가가 꿈틀대자 이를 원천적으로 반대했던 국민의힘마저 법 개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통과가 유력해졌다. 하지만 기업들은 현재의 주가 상승 흐름은 상법 개정보다 새 정부의 실용적 시장주의 노선에 대한 기대감과 환율하락 효과에 기인한 바가 더욱 크다고 본다. 무엇보다 선진국에 비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섣부른 상법 개정은 행동주의 펀드 등의 경영권 쟁탈 수단으로 악용돼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진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라는 모호한 개념을 도입해 오히려 기업들의 사업 재편을 막을 우려도 있다. 금융·통신·전력 등 민생과 밀접한 기업이 공익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는 것도 어려워진다.

재계에서는 상법 개정이 불가피할 경우 기업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보완 입법이 뒤따라야 한다고 읍소하고 있다. 특히 이사들의 적극적인 경영 의사결정을 유도해 기업과 주주의 이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배임죄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부 경영진에 보유 지분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도 논의해야한다.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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