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인태 국가 첫 타결

 

베트남産 상호관세 ‘46→20%’

우회수출엔 40%… 중국산 저지

美는 자국산 제품 ‘무관세’ 수출

 

‘베트남 생산’ 韓업체는 다소 숨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 유예기한(8일) 종료를 앞두고 베트남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고 관세를 2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이 인도태평양 국가 중 처음으로 미국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면서 상호관세 25%를 부과받은 한국이 베트남보다 낮은 수준으로 합의하지 못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수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존경하는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통화를 마쳤다”며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밝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對)베트남 상품수지 무역적자는 2024년 기준 1234억5700만 달러(약 167조4570억 원)다. 한국의 대미무역 규모는 659억6690만 달러다.

세부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베트남산 상품에 대해 2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에 대해 일괄 적용한 46%의 상호관세율에서 대폭 낮춘 조치다. 단 베트남을 통한 우회 수출(환적·Transshipping)의 경우엔 4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베트남에서 환적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원산지 세탁’을 해 왔는데, 그 루트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 대가로 베트남은 이전에 해본 적이 없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무역을 위한 그들 시장에 미국이 완전히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다시 말해 베트남은 미국에 그들의 시장을 개방할 것이며, 이는 우리가 베트남에 무관세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SUV 또는 대형 엔진 차량이 베트남으로 수출될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했다. 또 베트남은 지식재산권 침해와 같은 ‘비관세 장벽’ 문제도 다루기로 했으며, 농산물과 불특정 공산품에 대해 우선적 시장 접근권을 미국에 제공키로 했다.

국내 제조·수출업체들은 한국과 미국 간 협상이 공전하는 상황에서 베트남과 미국 간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는 반응이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 수출용 생산시설을 구축한 경우가 많은 만큼 베트남을 통한 대미 수출 위축 우려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삼성, LG 등의 휴대전화, 가전, 디스플레이 생산시설이 베트남 현지에 진출해 있다.

한편 국내 통상 당국은 오는 8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시한까지 협상 타결에 경주하면서도 시한을 넘겨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감안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제48차 통상추진위원회에서 한·미 관세 협상에 관해 “상호 유예 종료 및 국가에 따라서는 추가적 관세 부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우리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국에 대비해 (대미 수출에)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혜 기자, 박준희 기자
이종혜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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