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치전문가 조영남 서울대교수, 베이징 ‘세계평화포럼’ 참석

 

“정풍운동·중장기계획 보면

習, 강력한 지도력 행사 증거

 

이런 헛소문 ‘중 혐오증’ 강화

한·중관계 발전에 걸림돌 돼”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실각설은 허구이자 근거 없는 낭설일 뿐입니다.”

중국의 정치 체제를 30년 넘게 연구해온 중국 현대 정치의 권위자 조영남 (사진)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시진핑 실각설’에 대해 중국공산당이 올해 3월부터 전개 중인 정풍(整風)운동, 최근 준비 중인 중장기 계획, 시 주석의 활발한 외교 활동, 중국공산당의 운영 시스템 등을 이유로 들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3회 세계평화포럼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정풍운동은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공산당 중앙의 지도력이 건재하지 않으면 실행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무원은 내년부터 향후 5년 동안 실행할 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과 ‘중국 제조 2025’ 이후 향후 10년(2026∼2035년) 동안 실행할 첨단 제조업 발전 전략을 작성하고 있는데 중장기 계획은 공산당 중앙, 국무원, 지방정부, 각종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함께 작성한다”며 “강력한 지도력을 행사하는 최고 지도자가 관리하지 않으면 제대로 작성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등을 통해 관세 인하를 합의하고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들) 외교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점을 들어 “시 주석이 권력을 상실하는 등 중국에서 정치 혼란이 발생했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중국과 베트남 같은 사회주의 통치 체제에서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수 없다. 정치제도 상으로 군부 쿠데타가 불가능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개인으로 보지 말고 당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다음 주 공개되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의 퍼시픽리포트에 이러한 주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시진핑 실각설’이 퍼지는 것이 국제정세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헛소문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중국 혐오증’을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더욱 강화하는, 그래서 중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 독약이 되고 있다”며 “이것이 내가 나서서 실각설을 반박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 실각설’과 같은 헛소문으로 인해 중국과 경제적으로 교류하고 정치적으로 협력하려는 생각은 할 수도 없고, 그 결과 한·중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려는 의지와 노력은 완전히 사라진다”면서 “늦었지만 이제라도 ‘중국 바로 알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 실각설’로 가장 이득을 보는 곳은 어디냐는 질문에 대만 민주진보당과 미국을 꼽았다.

박세희 특파원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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